벤츠 너마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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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호 19면

Devil’s Advocate

‘제2의 폴크스바겐 사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독일 언론은 다임러그룹이 벤츠 자동차에 10년 가까이 배출가스 조작 장치를 달고 유통했다고 보도했다. 의심 받는 차량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제작된 OM642와 OM651 디젤 엔진을 탑재한 차종이다. 두 엔진 모두 벤츠의 주력 디젤 엔진으로 국내에서 인기 있는 E클래스(신형 제외)와 C클래스에 탑재됐다. 우리 환경부도 조사에 나섰다. 환경부는 “배출가스 조작이 의심되는 벤츠 차량이 국내에 47종 들어왔고 정확한 차종과 판매 대수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다임러그룹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자동차 인증실험 조건에서만 작동하고 실주행에선 꺼지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폴크스바겐이 했던 방식과 비슷하다.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끄면 고가의 필터 교체 주기를 늦추고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연비도 늘어난다. 눈속임으로 비용을 낮춘 대가는 혹독하다. 폴크스바겐은 한국에서 인증이 취소돼 지난해 11월부터 한 대도 못 팔고 있다. 벤츠에겐 남의 얘기가 아닐 것이다.

[Devil’s Advocate] 악마의 대변인.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의 행적과 품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논리학이나 정치학에서는 논의의 활성화와 집단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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