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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최악의 영화 모두 모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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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상(賞)이 아무리 좋다지만 다 덥석덥석 받을 일은 아니다. 매년 최악의 영화.배우를 선정해 시상하는 미국의 '골든래즈베리상'이 대표적이다. 아카데미상의 패러디 형식으로 출발한 이 상은 올해로 벌써 26회째다. 시상식도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하루 앞서 열린다.

올해의 후보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연인 사이인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다. 각각 '우주전쟁(사진)'으로 최악의 남우상, '배트맨 비긴즈'로 최악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패리스 힐튼이 출연한 공포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도 최악의 작품상.최악의 조연여우상.최악의 리메이크상 등 3개 부문에 지명됐다. 국내에도 개봉한 '그녀는 요술쟁이'역시 화려하다. 윌 페릴이 최악의 남우상, 윌 페릴과 니콜 키드먼이 최악의 스크린 커플상, 노라 에이프런이 최악의 감독상과 최악의 각본상에 각각 후보로 올랐다. 최악의 리메이크상 후보이기도 하다.

국내 케이블채널 수퍼액션은 골든래즈베리 역대 수상작을 모아 20~25일 오전 11시에 연속 방송한다. 대개 톱스타를 등장시켜 흥행을 겨냥한 영화들을 공공연히 비꼬는 이 상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20일 방송하는 팀 버튼 감독의 '혹성탈출'(2001년)은 최악의 리메이크상.최악의 남우조연상.최악의 여우조연상 등을 받은 작품. 닐 조던 감독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21일.1994년)는 브래트 피트와 톰 크루즈가 최악의 커플상을 받았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22일.98년)은 브루스 윌리스에게 최악의 남우주연상을 안겨줬다.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출연해 최악의 여우상을 받은 '크로스로드'(23일.2002년), 최악의 작품상을 받은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컬러 오브 나이트(24일.94년)도 방송된다.

이런 수상 내역이 못마땅하다고? 그렇다면 직접 상을 한번 만들어보시라. 할리우드 작가 존 윌슨이 골든래즈베리상을 만들었듯이 말이다. 물론 이 상의 시상식에 수상자가 직접 참석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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