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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측근, "연내 국정 신당 충분히 가능"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일 도쿄도 의회선거에서 압승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의 신당 도민퍼스트회가 연내에 국정 진출을 위한 창당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2일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일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고이케 지사의 측근인 와카사 마사루(若狹勝)중의원 의원은 9일 “적어도 연내에 국정 신당의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와카사 의원은 후지 TV에 나와 “고이케 지사가 (창당 때) 선두에 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와카사는 도쿄지검 특수부 부부장 출신으로 도의회 선거 직전 자민당을 탈당한 고이케의 핵심 측근이다.

고이케 신당, 전국 정당 창당 가시화 #개헌 문제에서 아베와의 연대도 시사 #전국 정당은 일본유신회 이어 두번째 #야당 탈당 러시 땐 정계 개편 가능성 #

와카사의 이날 발언은 지난 3일 고이케 지사가 국정 진출 가능성을 시시한데 이은 것으로 주목된다. 고이케는 당시 “우리들은 도민퍼스트회가 아닌 국민퍼스트회라는 것을 바탕으로 생각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그런 분이 늘어나면 국민한테도 좋다”고 말했다. 도민퍼스트회가 전국 정당이 되면 오사카(大阪)부의 지역정당 오사카유신회를 모체로 결성된 일본유신회(제3야당)에 이어 두 번째다.

와카사는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고이케 지사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공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국 정당이 창당될 경우 개헌 문제에서 아베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이케는 제1차 아베 내각 때인 2007년 방위상을 지낸 바 있으며, 정치적으론 우파 성향이 강한 개헌론자다. 보수당 소속 의원이던 2000년 11월 중의원 헌법조사회에서 “일단 현행 헌법을 정지하고 폐지한다.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간다는데 기본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헌법조사회 참고인으로 나온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도쿄도 지사가 “현행 헌법을 역사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을 편 데 대해 손을 들어주면서다.

와카사는 이날 기자들에게도 "도민퍼스트회가 (도의회 선거에서) 주창해온 것을 국민 차원에서도 주창해나갈 필요가 있다. 2대 정당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내후년이 되면 도민의 목소리가 국정에 반영되지 않은 채 시간이 가고 만다. 연내에 적어도 어떤 형태의 움직임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와카사는 구체적으로 도의회 선거에서 도민퍼스회를 지원한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중의원 의원, 와타나베 요시미(渡邊喜美) 참의원 의원과 창당 협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가시마는 선거 직전 제 1야당 민진당을, 와타나베는 일본유신회를 각각 탈당한 정계 중진이다.

도민퍼스트회가 전국 신당 창당에 나서 야당 의원들의 탈당이 잇따르면 정계 개편이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 차원에서는 자민당에 이은 제 2당이지만 이번 도의회 선거에서 전체 127석 중 5석을 얻는데 그친 민진당의 동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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