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이 피해가는 사나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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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폭탄테러가 발생하기 직전 그는 항상 어디론가 움직였다. 그가 움직이고 나면 엄청난 폭탄이 터졌다. 그렇게 그는 두번이나 죽음을 피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발리 테러에서 겨우 목숨을 건졌던 호주의 지뢰 제거 전문가 로드니 콕스(27)가 19일 이라크의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테러에서도 구사일생으로 죽음을 모면했다.

21일 호주 신문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지뢰제거 작업단의 일원으로 이라크에 머물던 콕스가 폭탄트럭이 카날 호텔 외벽에서 폭발하기 직전 폭발지점 가까이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가벼운 상처만 입은 채 살아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콕스는 폭탄이 터지기 몇분 전 폭발 지점에서 15m 떨어진 자신의 책상에서 일어나 전화번호를 알아보기 위해 옆 사무실로 걸어가다가 유리 파편에 뒤덮인 채 마룻바닥에 쓰러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2백2명의 목숨을 앗아간 발리 테러 때 휴가를 얻어 발리에 머물던 콕스는 폭탄이 터지기 직전 인터넷 카페를 찾아 사고를 모면했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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