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일야화(前日野話) 이승엽, 이거 실화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은퇴 시즌에 팀내 홈런 1위! 이거, 실화냐?

글 김식 김효경, 일러스트 이장혁

글 김식 김효경, 일러스트 이장혁

프로 2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승엽에겐 여러 개의 별명이 있다. 국민타자, 라이언킹, 승짱…. 국제대회 맹활약으로 34명의 선수에게 병역 특례를 안긴 덕에 '합법적 병역 브로커'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이승엽이 마흔 살 무렵에 얻은 별명은 '포항 사나이'다. 삼성의 제2의 홈 구장인 포항에서 유독 강해서다. 이승엽은 포항에서 5년 동안 37경기에 나가 15개의 홈런을 쳤다. 지난 4일 포항 롯데전에서도 홈런 2개를 터트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이 정규시즌 144경기를 모두 포항에서 치른다면 어떨까? 산술적으론 홈런 58개를 칠 수 있다. 이승엽이 전성기인 2001년 세운 아시아 홈런 기록(56개)보다도 많다. 축구도시로 유명한 포항에서 프로야구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건 이승엽의 공로가 크다.

4~6일 3연전을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더 이상 포항구장에서 뛰지 않는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로서 은퇴하기 때문이다. 삼성의 잔여 홈 경기는 모두 대구에서 열린다. 아직도 홈런을 펑펑 때리는, 특히 포항에서는 거의 2경기당 1홈런을 터뜨리는 이승엽의 퇴장에 팬들은 허망해 한다.

마지막 포항 시리즈에서 홈런을 추가한 덕분에 이승엽은 팀내 홈런 1위(16개)에 올랐다. 타점도 팀내 3위(48개)다. 나이·경력이 아닌 실력만 보면 이승엽의 은퇴는 납득하기 어렵다. 신상을 가린 이승엽이 '블라인드 채용'에 나선다면 그를 FA로 영입하려는 팀도 있을 것이다. 혹시나 포항에 신생 야구단이 창단한다면 이승엽부터 스카우트하려 할 지도?

글 / 김식·김효경 기자, 일러스트 / 이장혁

※ 전일야화(前日野話)는 치열하게 끝난 야구경기를 한숨 돌리면서 되돌아 보는 중앙일보 야구팀의 콘텐트입니다. 뉴스를 넘어선 스토리를 요술램프에 담아 전하겠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