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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탭에 감추고, 가방 바닥에 깔고...기상천외한 마약류 밀반입 작전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상반기 국내로 밀반입되려다 적발된 마약류가 지난해 동기보다 160% 폭증했다. 사진은 빅뱅 소속의 가수 탑이 대마초 흡연 사실 적발 직후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하는 모습.  

상반기 국내로 밀반입되려다 적발된 마약류가 지난해 동기보다 160% 폭증했다. 사진은 빅뱅 소속의 가수 탑이 대마초 흡연 사실 적발 직후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하는 모습.

국내로 밀반입되려다 적발된 마약류가 폭증했다. 이는 밀반입량도 그만큼 늘어났을 수 있다는 의미라, 한국의 마약류 청정국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반기 적발된 마약류, 전년 대비 160% 급증 #필로폰, 신종마약, 대마 등 종류 불문 골고루 늘어 #신종마약 MDMA는 10배 이상 폭증 #해외직구 활성화로 국제우편 통한 밀반입 시도 늘어 #미국 군사우편물로 반입 시도 등 각종 밀반입 작전 기승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에 밀반입되려던 마약류 197건(27.5㎏)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시가 413억원 어치다. 지난해 동기 대비 건수로는 48%, 중량 기준으로는 160%, 금액 기준으로는 100% 폭증한 수치다.

상반기 품목별 마약류 적발 통계

상반기 품목별 마약류 적발 통계

주목할 만한 대목은 모든 품목의 압수량이 골고루 늘어났다는 점이다. 주남용 마약류인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압수량은 14.4㎏으로, 전년 동기대비 105%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의 필로폰 압수량은 7.1㎏이었다. 특히 필로폰은 그동안 중국으로부터의 밀반입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대만·태국 등으로부터의 밀반입이 늘어나는 등 ‘원산지’가 다변화했다. 중량 기준으로 미국발 필로폰 적발량이 9㎏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1.5㎏, 태국 1.1㎏, 대만 1㎏ 등이었다. 미국에서 반입된 미 군사우편물(MMT)에서 필로폰이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MDMA와 LSD 같은 이른바 ‘파티용 신종마약’ 압수량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MDMA는 지난해 상반기 6건(143정)에서 올 상반기 31건(1973정)으로 적발량이 폭증했다. LSD도 지난해 상반기에는 단 한 개도 적발되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3건, 1500개나 적발됐다.

최근 그룹 ‘빅뱅’ 소속 가수 탑의 흡연으로 관심을 모았던 대마초 및 대마 관련 제품의 압수량도 지난해 55건(2.1㎏)에서 올해 58건(4.1㎏)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에는 해외 직구 등의 방법으로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대마 및 양귀비 관련 제품의 반입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대마 씨 오일, 대마 종자 쿠키, 양귀비 종자 쿠키 등이 해당 제품들이다. 이승규 관세청 국제조사팀 과장은 “이런 제품들도 마약류관리법 상 마약류로 분류돼 국내 반입이 엄격하게 금지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경로별 적발건수는 국제우편이 131건(66%)으로 가장 많았고, 항공여행자 36건(18%), 특송화물 24건(12%) 등이 뒤를 이었다.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눈길을 끄는 적발사례들도 많았다. 지난해말에는 엑스레이 영상 판독으로 미국 군사우편물 시리얼 박스 속에 은닉한 필로폰을 2회에 걸쳐 총 8㎏(시가 240억원 상당) 적발했다.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지난 3월에는 특송업체 검사요청 및 개장검사를 통해 미국발 시리얼 박스 속에 은닉한 대마초 886g(시가 1772만원 상당)을 적발했다.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같은 달 엑스레이 영상 판독으로 네덜란드발 비닐지퍼백에 이중으로 밀봉 진공포장해 장난감, 색연필 등과 함께 섞어놓은 MDMA 220정 등 시가 4000만원 상당의 마약류를 찾아내기도 했다.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4월에는 역시 엑스레이 영상 판독을 통해 태국발 우편물 속 멀티탭과 화장품 통에 은닉한 YABA 2433정(시가 1억2165만원 상당)을 발견했다.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같은 달 사전 정보분석을 통해 미국발 우편물 과자 및 커피 봉지 속에 5중 비닐 압착해 정상적인 과자와 섞어 은닉한 대마초 750g(시가 1500만원 상당)을 찾아냈다.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밀반입 도중 적발된 마약류

 또 외부기관 정보를 기반으로 추가 분석을 통해 캄보디아발 여행자의 가방 내부바닥에 은닉한 필로폰 983g(시가 29억원 상당)을 적발하기도 했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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