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체도 3대 세습? 삐딱하게 우상향하는 북한 김정은 '주체필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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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ICBM 발사와 관련한 국방과학원 문건에 "당중앙은 대륙간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7월 4일 오전 9시에 발사한다"라는 내용의 친필 서명을 했다. [사진 YTN 방송 캡처]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ICBM 발사와 관련한 국방과학원 문건에 "당중앙은 대륙간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7월 4일 오전 9시에 발사한다"라는 내용의 친필 서명을 했다.[사진 YTN 방송 캡처]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 발사를 명령해 성공했다고 보도하면서 김정은의 필체를 공개했다. 김정은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필체를 본받고자 노력했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어 이목이 쏠린다. 북한은 이날 보도에서 "탄도로켓 화성-14형은 4일 오전 9시(평양시간) 우리나라 서북부 지대에서 발사되어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하여 조선 동해 공해 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밝혔다.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조선중앙TV가 이날 공개한 김정은의 친필 명령에서는 '당 중앙은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7월 4일 오전 9시에 발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명은 3일 날짜로 되어 있다.

북한이 2016년 1월 6일 정부 성명을 통해 수소탄 실험 사실을 공개한 직후 이와 관련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표(서명)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조선중앙TV가 재방송한 발표 영상에서 김 제1위원장의 서명 내용이 배경 사진으로 등장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016년 1월 6일 정부 성명을 통해 수소탄 실험 사실을 공개한 직후 이와 관련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표(서명)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조선중앙TV가 재방송한 발표 영상에서 김 제1위원장의 서명 내용이 배경 사진으로 등장했다. [연합뉴스]

4일 공개된 김정은 서명. [사진 YTN 방송 캡처]

4일 공개된 김정은 서명. [사진 YTN 방송 캡처]

서명에 적힌 김정은 필체는 가로줄에 맞춰 쓰는 것이 아니라 오른쪽 위를 향해 가파르게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이 지난해 정부 성명을 통해 수소탄 실험 사실을 알리면서 공개한 김정은 필체 역시 용지 양식을 무시하고 우상향하는 모습으로 적혔다. 삐딱하게 적히는 김정은 필체는 '주체필체'라고 불리며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 때부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의 필체를 '태양 서체', 김정일 위원장의 필체는 '백두산 서체'라는 고유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도 김일성 주석의 필체를 모방하고자 애쓴 사실이 북한의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전해진 바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ICBM 발사와 관련한 국방과학원 문건에 서명하는 김정은의 모습. [사진 YTN 방송 캡처]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ICBM 발사와 관련한 국방과학원 문건에 서명하는 김정은의 모습.[사진 YTN 방송 캡처]

북한은 이날 ICBM 발사 성공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의 친필 명령인 것을 강조했다. 발사 성공을 김정은 업적으로 부각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과 지난해 2월 장거리 미사일인 광명성 4호 발사 때도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김정은의 친필 명령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의 ICBM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 기준으로 1일 새벽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지 사흘만으로, 한미 양국의 긴밀한 대북 공조에 반발 차원에서 실행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부 성명'을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미 정상이 지난 6월 30일 북한의 추가 도발 중단과 함께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한 지 불과 수일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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