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집트서 스커드B 들여와 탄도미사일 기술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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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1970년대 후반이다. 소련의 스커드-B 미사일(사거리 340㎞)을 모방했다. 하지만 소련이 북한에 기술을 제공하지는 않았다. 중·소 분쟁을 겪고 있던 소련이 중국과 좀 더 가까웠던 북한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81년 이집트로부터 스커드-B를 도입한 뒤 역설계를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확보했다. 본격적인 생산은 85년 시작됐다. 80년대 후반에는 스커드-B 100기를 이란에 판매했다.

90년대 괌 겨냥 무수단 개발 시작 #올 ICBM·SLBM 잇달아 시험발사

북한은 이후 사거리를 늘려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반도와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스커드-C(사거리 500㎞)와 노동미사일(1300㎞) 개발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다. 스커드-C 개발은 기존 스커드-B의 길이를 늘리는 방식으로, 노동은 스커드-B의 엔진 4개를 묶는 방식으로 개발했다.

개발에 성공한 북한은 국제적인 미사일 커넥션도 형성했다. 이란을 비롯해 시리아·리비아·예멘·파키스탄·수단·베트남 등 분쟁국가에 미사일을 수출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북한은 미사일 기술을 건네고 핵무기 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우라늄 농축 기술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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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90년대 들어와 괌을 사정권에 두는 무수단미사일(사거리 3000~4000㎞) 개발을 시작했다. 91년 소련이 붕괴하는 혼란한 상황을 틈타 소련제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인 SS-N-6(R-27)의 엔진을 들여왔다. 이 엔진으로 무수단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옛소련 출신 미사일 전문가들도 개발에 참여했다.

북한은 무수단미사일을 2007년 실전 배치했지만 시험 발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발사한 8발 중 1발만 성공했다. 이 바람에 북한은 새로운 미사일 개발에 돌입했다. 북한은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이어갔다. 지난 5월 14일 화성-12형, 21일 북극성-2형, 29일 스커드 개량형을 발사했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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