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간경화→간암 고리 끊는 ‘간 탄성도 검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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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간염을 올해 앓으면 간이 굳어지는 간경화로 이어진다. 한 번 굳어진 간은 회복이 어렵다. 간경변(간경화)은 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만성 간질환자라면 초기 관리가 매우 중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선 정기 검진이 필수다. 기존에는 간경변 진행 여부, 즉 간 섬유화 여부를 알 방법이 조직검사뿐이었다. 주삿바늘을 간에 직접 찔러 넣어야 했다. 통증·출혈로 인한 환자의 불편이 컸다. 최근에는 간 탄성도 검사를 통해 통증·출혈 없이 간 섬유화 진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환자 5명 중 1명 40대, 젊다고 안심 말고 적극 관리해야

강동경희대병원 신현필 교수가 간 탄성도 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간경변 환자는 남성(25만4705명)이 여성(14만7973명)보다 1.7배 더 많았다. 남성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20대 0.5%, 30대 4.2%, 40대 19.1%, 50대 36.7%, 60대 25.1%로 50~60대가 가장 많았다.

간경변이 대부분 누적에 의한 진환이라는 걸 감안하면 환자가 급증하는 40대부터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는 “간경변은 바이러스성·알콜성 간염이 오래되고, 효과적으로 치료되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며 “20~30대 간질환자가 40대에 간경변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젊다고 안심하기보다는 정기적으로 간 검사를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간 탄성도 검사, 간경변·간암 예방에 효과

간경변 초기 증상인 간 섬유화는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크다. 다만 초기에는 혈액검사·초음파검사로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직검사가 필수였다. 조직검사는 통증·출혈 및 합병증 문제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재는 간 탄성도 검사를 시행한다. 간 탄성도 검사는 간이 굳을 때 초음파의 파동이 달라지는 점을 이용한다.

초기 간 섬유화 진행 정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간경변과 간암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조직검사와 달리 비침습적 방식으로 진행돼 출혈·통증에 대한 걱정도 없다.

간 탄성도 검사를 통해 간이 얼마나 굳었는지를 판단하고 병의 진행과 간 기능 저하를 최대한 늦추는 치료를 한다. 섬유화 초기에는 원인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처방한다. 알코올이 원인이라면 금주를 통해 악화를 막는다.

신현필 교수는 “모든 검사가 그렇듯 간 탄성도 검사에도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 검사만으로 간질환의 정도를 평가하지는 않는다”며 “혈액·초음파 검사를 병행해 섬유화 정도 및 간경변 여부를 판단하고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계획을 수립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 ‘간 클리닉’은 간경변 치료 및 예방적 관리를 위한 ‘간 탄성도 검사’를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초음파 검사와 동시에 받을 수 있다. 검사 시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고 검사시간도 5분 내로 짧아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 간경변 예방 5가지 수칙

1. B형 간염 예방 접종을 받는다.

2. 문신·피어싱 등을 할 땐 감염에 안전한지 확인한다.

3. 알코올성 간질환 또는 B형·C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다면 금주가 필수다. 이런 질환이 없더라도 장기간의 과도한 음주는 피해야 한다.

4. 만성 간염, 간경변 환자는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영상학적 검사를 받는다.

5. 건강검진에서 간 기능 이상이 발견된다면 소화기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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