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순방길에 공개된 청와대표 ‘이니굿즈’…“돈 주고 사고 싶다” 아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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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굿즈 일반 판매도 추진해주세요~" (트위터 @henneyjj)

"청와대 옆에 이니샵 하나 열면 안되나요?" (@younha2002)

"청와대는 뭐하냐! 빨리 저 이니굿즈 판매해라 판매해라!!" (@kingtell1004)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미국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나눠준 USB 앞면. 이현 기자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미국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나눠준 USB 앞면. 이현 기자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미국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나눠준 USB 뒷면. 이현 기자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미국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나눠준 USB 뒷면. 이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 물품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러한 물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별칭 중 하나인 '이니'에 굿즈(Goods·상품)를 붙인 '이니굿즈'로 불리우리도 한다. 대선 기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표지를 장식한 타임지 아시아판이나 지지자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머그컵 등이 '이니굿즈'로 인기를 얻었으나 대통령 당선 후 청와대에서 만든 기념품은 미국 순방길에 처음 공개됐다.

대통령 '팬덤'에 청와대 기념품도 각광 #문 대통령 시계는 이달 제작 완료 예정

대통령 기념품에 대한 높은 관심은 청와대가 문 대통령 미국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기념품이 폭발시켰다. 16GB 용량의 카드형 USB로 앞면에는 태극 문양과 문 대통령 이름의 영어표기 'Moon Jae-in'이 금색으로 프린트돼 있고, 뒷면에는 청와대 로고가 새겨져 있다.

여기에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캐피털힐튼 호텔에서 열린 교민 간담회에서 손톱깎이 세트를 받은 교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사진을 올리며 '이니굿즈 소장욕'에 불을 지폈다. 한 네티즌은 "다음 해외 방문 국가 아시는 분 계시나요? 이민이라도 먼저 가 있을까 해서요"(트위터 @egija2017)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에 살아도 손톱깎이는 한국산이나 일본산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손톱깎이 미용세트가 교민 기념품으로 적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신입 당원들에게 나눠준 문재인 대통령 텀블러. [사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블로그]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신입 당원들에게 나눠준 문재인 대통령 텀블러. [사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블로그]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 신입 당원 아카데미 등록자들에게 나눠준 '이니굿즈'도 화제였다. 문 대통령 전신사진과 "나라를 나라답게" 문구가 들어 있는 알루미늄 캔 모양의 텀블러가 제공됐다.

역대 대통령 기념품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것은 시계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대통령 시계가 만들어졌다. 시계판에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과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들어 있는 디자인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왔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故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故 김영삼, 박근혜, 이명박, 故 노무현,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의 기념시계 [중앙포토]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故박정희, 전두환, 노태우,故김영삼, 박근혜, 이명박, 故 노무현,故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의 기념시계 [중앙포토]

대통령 시계는 제작 단가가 3만~4만원으로 고급 시계가 아니지만 의미가 더해져 더 높은 값에 거래된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박정희 대통령 명의의 시계는 가장 오래 전에 제작돼 구하기 힘든 만큼 거래 시세가 높은 편이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50만원까지도 몸값이 뛰었으나, 지난 5월에는 25만원에 거래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계는 최근 40만원에 판매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대통령 선거 유세 때 찼던 것과 같은 디자인으로 넓은 범위의 '이니굿즈'로 분류된다.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왼쪽 팔목에 '노무현 대통령 시계'를 차고 있다. [중앙포토]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왼쪽 팔목에 '노무현 대통령 시계'를 차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 시계도 제작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청와대에 초청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게 문 대통령이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제작이 늦어져 성사되지 못했다. 이전 대통령들의 시계와 비슷하게 봉황 표시와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문구가 들어간다. 뒷면에 들어갈 친필 문구는 베일에 싸여있다. 문 대통령 시계를 만든다는 소식에 문 대통령의 SNS 계정에는 "시계를 판매해 달라" , "일반 국민들에게도 추첨해서 나눠달라" 등의 민원이 제기됐다.

지난달 문 대통령 타임지를 구하러 서점을 돌아다녔던 직장인 이모(30)씨는 "문 대통령 팬이기도 하지만, 이전 대통령들과 달리 문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높게 평가받을 것 같아 나중에도 희귀템으로 가치가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이택광 교수는 전례 없는 대통령 팬덤을 유권자들의 세대교체 효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계층이 2030으로 어려졌다"며 "팬덤 문화에 익숙한 청년층이 정치인 지지를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과정으로 여기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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