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번째 생일 맞은 유소연의 특별한 메이저 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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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이 특별한 메이저 대회를 맞고 있다. [LPGA 제공]

유소연이 특별한 메이저 대회를 맞고 있다. [LPGA 제공]

유소연(27·메디힐)이 특별한 메이저 대회를 맞고 있다.

27번째 생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1R 2언더파 공동 11위로 순항 #세계랭킹 1위 캐디빕 전달식도 가져 #"세계랭킹 1위 등극과 생일 축하는 2라운드 마친 뒤" #최운정, 양희영 5언더파 공동 선두 질주

유소연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 필즈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솎아내며 2언더파 공동 11위에 자리했다.

유소연은 이날 겹경사를 맞았다. 자신의 27번째 생일(현지시간 6월29일)과 동시에 세계랭킹 1위의 캐디에게만 주어지는 '그린빕' 전달식을 가졌다. 라운드 시작 전 유소연은 캐디 톰 왓슨에게 그린빕을 전달하며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2012년부터 캐디백을 멘 왓슨은 유소연의 세계 1위 등극을 옆에서 도운 파트너다. 유소연은 지난 2015년 LPGA와의 인터뷰에서 "왓슨은 골프 코스 뿐아니라 날씨 등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유소연은 특별한 메이저 대회에서 순항했다. 10번 홀부터 출발한 유소연은 12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았다. 6m 거리의 까다로운 퍼트를 성공시켰다. 14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언더파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1번, 2번 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맞바꾼 유소연은 7번 홀에서 한 번 더 버디를 잡아내며 2언더파로 라운드를 마쳤다.

유소연은 라운드 후 "1위에 오른 뒤 첫 대회라 조금 압박감을 느꼈다. 심리 코치가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너는 유소연이다'라는 말을 해줘서 잘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일을 맞은 유소연은 "너무 피곤한 날이다. 또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오늘 파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동생과 가족들이 방금 전 시카고에 도착했는데 아마 내일 생일 파티와 세계 1위 등극 파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톱랭커들이 부진한 가운데 유소연은 세계랭킹 1위의 품격을 지켰다. 세계 톱10 랭커들 가운데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4명에 불과했다.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6오버파를 기록하며 올 시즌 최악의 스코어를 적었고, 2013년~2015년 이 대회 3연패를 한 골프여제 박인비(29·KB금융그룹)도 2오버파로 부진했다. 5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오른 세계 9위 양희영(28·PNS창호)이 유일하게 유소연보다 높은 순위에 올랐다.
양희영은 이날 기상악화 예보로 인해 경기가 중단된 탓에 1개 홀을 마치지 못했다. 경기를 끝낸 최운정이 5언더파로 공동 선두로 나섰다. 30명의 선수가 경기를 끝내지 못한 가운데 잔여경기는 둘째 날로 순연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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