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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 고액 자문료 논란에 "자문 성과 자부심, 고액엔 나도 놀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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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고액 자문료 논란과 관련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좀 이해가 되지 않으실 수 있어 대단히 송구하다”면서도 “전문가로서 자문을 했고 성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월 3000만원, 방산업체 LIG넥스원에서 월 800만원을 받아 전관예우 성격의 자문료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문받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문받고 있다. [연합뉴스]

고액 자문료 논란은 이날 오전엔 여당 의원들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율촌과 LIG넥스원에서 근무를 했는데 무엇을 도와줬길래 그렇게 많은 돈을 받았을까 의문이 드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이라며 “도대체 어떤 내용을 자문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송 후보자는 “영국ㆍ프랑스ㆍ독일과 같은 선진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우리가 원천기술을 가진 방위산업 수출ㆍ수입을 해야한다. 그런 법률적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데 의견을 제시했더니 율촌에서 수락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LIG넥스원에서는 몇 년 전 신문에도 보도된 대한민국 방산 수출 중 가장 거액인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건이 있었는데, 이때 자문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재차 “전직 해군 참모총장으로서 계약을 따내기 위해 로비를 한게 아니라 우리 방산업체들이 해외 수출을 할 때 도와주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전문가로서 자문을 해준 것이냐”고 묻자, 송 후보자는 “맞다.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송 후보자가 수출한 잠수함 수출건을 구체적으로 물었다.
▶우 의원=“실제로 잠수함 수출 전체 총액이 어느 정도 되나.”
▶송 후보자=“세 척에 10억 달러로, 한 척당 3억 달러 내지 3억5000달러다.”
▶우 의원=“방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서 해외수출을 하는 것이 국가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면 국가이익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나.”
▶송 후보자=“선진국의 경우 현역 장교들이나 장군들도 방산수출하기 위해서 (방산)업체의 직원들과 출장도 같이 가고 지원을 많이 해주는 그런 실태가 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송 후보자를 추궁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참모총장이나 대장을 지낸 분들이 퇴역 후에 방산업체에 보수를 받고 근무한 사례가 제가 알기로는 거의 없다”며 “일반 상식선에서 본다면 월 3000만 원의 보수를 받는 자문료도 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법무법인 율촌이 자선단체도 아니고 과한 예우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송 후보자는 “(보수에 대해) 저도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김윤태 율촌 관리총괄전무는 “저희가 영입한 고문은 사회적으로 신뢰할 만한 위치에 있는 분이라 특별히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며 “(금액은) 후보자의 경력이나 전문성에 따라, 내부 협의에 따라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김 전무에게 “월 3000만원이라는 고액 연봉으로 유인해서 타락시켜도 되냐. 후보자를 통해서 더 큰 이익을 보기 위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고액 수임료에 대해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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