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20연승 심정수 42호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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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등번호는 20번. 철들기 전 동산고 시절부터 달아온 번호다. 한양대 시절에도 그랬고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을 때도, 지금은 사라진 태평양 돌핀스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을 때도 그가 등에 짊어진 숫자는 한결같이 '20'이었다.

2001년 일본에 진출해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 51번을 달았다.

그는 "한 경기에서 삼진 20개를 잡겠다는 뜻도 아니고 시즌 20승을 의식한 숫자도 아니다. 그저 20이라는 숫자는 뭔가 꽉 찬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 숫자가 좋다"고 말한다.

20이라는 숫자에 유난히 애착이 강한 정민태(현대.사진)가 마침내 20연승 고지에 올랐다. 프로야구 원년 '신화적인' 22연승 기록을 세웠던 박철순(은퇴)의 기록에 2승차로 다가섰다. 이제 그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신화가 현실에 무너져가는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

정민태는 20일(날짜도 의미를 더해준다)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로 등판, 6이닝을 5안타 3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13승째를 올렸다.

일본에 진출하기 전인 2000년 수원 두산전부터 시작한 연승행진이 이제 '20'고지에 이른 것이다.

정민태는 이날 승리로 다승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고, 이상목(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올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투수가 됐다.

현대는 '헤라클레스' 심정수의 역전 결승포에 힘입어 6-4로 이겼다. 심정수는 1-2로 뒤진 3회초 무사 1,2루에서 두산 선발 이리키의 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1백m 눈금이 새겨진 잠실구장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지난 16일 수원 삼성전 이후 4일(3경기) 만에 대포를 재가동한 심정수는 시즌 42호로 이승엽(삼성.44개)과의 거리를 다시 2개차로 줄였다. 심정수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1타점을 올려 이승엽(1백10타점)과 타이를 이룬 뒤 2차전에서 4타점을 추가, 1백14타점으로 타점 부문 1위를 하루 만에 되찾았다.

두산은 더블헤더 1차전에서 5-5 동점을 이룬 8회말 문희성의 짜릿한 3점홈런이 터져 8-5로 승리했다. 두산은 1차전 승리로 올시즌 팀 최다 연승인 7연승을 이어갔으나 2차전에서 정민태.심정수의 벽을 넘지 못해 8연승에 실패했다.

이태일 기자

20일 전적

◇잠실 더블헤더 1차전<두산 3승7패>

현 대 001 000 220│5

두 산 005 000 03×│8

이동학, 신철인(3), 조규제(7), 권준헌(8):키퍼, 이혜천(7), 이재영(7), 구자운(8)

(승) 구자운 (패) 조규제 (홈) 김일경①(7회2점.현대), 문희성⑧(8회3점.두산)

◇동 2차전<현대 8승3패>

현 대 104 100 000│6

두 산 200 100 100│4

정민태, 이상열(7), 권준헌(7), 조용준(9):이리키, 차명주(4), 권명철(5), 이혜천(8), 정성훈(9), 이재영(9)

(승) 정민태(13승) (세) 조용준(1승19세5패) (패) 이리키(5승7패5세) (홈) 심정수○42(3회3점)이택근④(3회1점.이상 현대)

◇사직<롯데 7승10패>

L G 010 010 100│3

롯 데 100 001 30×│5

이승호, 전승남(7), 류택현(8):주형광, 김사율(5), 노승욱(7), 가득염(8), 임경완(8), 강상수(8)

(승) 강상수(2승1세2패) (패) 이승호(9승10패) (홈) 알칸트라⑪(2회1점)유지현①(7회1점.이상 LG), 김주찬③(6회1점)박기혁③(7회3점.이상 롯데)

◇광주<한화 7승6패>

한 화 001 010 000│2

기 아 000 000 010│1

지연규, 송진우(6), 마정길(8), 박정진(8), 피코타(8):김진우

(승) 지연규(1승2패) (세) 피코타(3승15세6패) (패) 김진우(7승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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