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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육상 단거리 전설' 장재근 "김국영, 대단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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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육상 100m 역사에서 처음 10초00대 기록이 나왔다. '간판 스프린터'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포효했고, 한국 육상계에 큰 경사가 났다.

장재근 화성시청 감독. 정선=김지한 기자

장재근 화성시청 감독. 정선=김지한 기자

김국영은 27일 강원도 정선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 10초07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한국 기록을 새로 썼다. 이틀 전 자신이 기록한 10초13을 0.06초 당긴 한국신기록이었다. 이틀 전, 똑같은 기록을 세우고도 초속 3.6m의 바람이 불어 풍속 기준 기록(초속 2.0m)을 넘는 바람에 공인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던 김국영은 이날 뒷바람이 초속 0.8m만 불면서 공인 기록으로 인정받았다.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이번 기록으로 김국영은 8월 영국 런던에서 열릴 세계선수권 출전 기준 기록(10초12)도 통과했다.

김국영이 27일 강원도 정선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포효하고 있다. [사진 대한육상연맹]

김국영이 27일 강원도 정선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포효하고 있다. [사진 대한육상연맹]

경기장에서 김국영의 레이스를 지켜본 육상인들은 하나같이 크게 기뻐했다. 특히 1980년대 한국 육상 단거리 간판 선수였던 장재근 화성시청 감독은 "국영이가 정말 잘 뛰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장 감독은 200m 한국 기록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1985년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20초41을 기록했는데 이 기록은 32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장 감독은 이날 김국영의 레이스에 대해 "확실히 몸이 좋아졌다"며 칭찬했다. 그는 "후반으로 가도 힘이 떨어지지 않더라. 그간 훈련의 성과가 나타났다"면서 "최근 기록이 향상되는 걸 보면 리듬을 제대로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운도 따랐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 이날 레이스에선 부정출발이 나와 한차례 더 치러야 했다. 장 감독은 "첫 레이스 때 사실 앞바람이 살짝 세게 불었다. 그런데 부정출발이 나오더라. 두번째 레이스에 (단거리에선 불리한) 앞바람이 불다가 갑자기 뒷바람이 적당하게 불었다'면서 "운이 좋은 건 그만큼 실력이 좋다는 얘기와 같다"고 덧붙였다.

김국영(1052번)이 27일 강원도 정선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예선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 대한육상연맹]

김국영(1052번)이 27일 강원도 정선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예선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 대한육상연맹]

장 감독은 김국영을 향해 "지금 흐름을 이어가고, 좋은 경기장 컨디션을 만난다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언젠간 200m 내 기록도 깨지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선=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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