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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바나나', 알고 보니 바나나 사촌 ‘파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바나나.[사진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바나나.[사진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최근 폭염으로 대구와 광주 등에서 바나나가 열렸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대구·광주 등서 열린 열매 바나나 아닌 ‘파초’ #바나나, 영상 5도만 되도 냉해…국내 생육 불가능 #비슷하게 생겼지만 잎 뒤에 흰가루 있어야 바나나 #파초는 식용 바나나와는 달리 잘 먹지 않는 작물

바나나로 알려진 열매가 알고 보니 바나나의 사촌격인 ‘파초’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27일 “최근 대구와 광주 등에서 바나나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열매는 ‘파초’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파초.[사진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파초.[사진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바나나와 파초는 파초과(科) 파초속(屬)의 다년생 초본으로, 분류학상 같은 종류에 속하지만 다른 종의 식물이다.
파초는 바나나와 비슷한 열매가 달리지만 5~10㎝ 크기로 작고 씨가 많으며, 맛도 떫어 먹지 않고 주로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바나나는 열대성 식물로 아직 국내 노지에서 자라기 어렵다. 특히 대구는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대프리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지만 바나나가 살아 가기에는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다.

바나나의 잎사귀 뒷부분에는 흰가루가 있어 파초와 구별이 가능하다. [사진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바나나의 잎사귀 뒷부분에는 흰가루가 있어 파초와 구별이 가능하다. [사진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전문가들은 바나나 성장에는 여름철 최고 기온보다는 겨울철 최저 기온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겨울철 기온이 영상 4~5도만 되도 언 피해가 발생해 생육이 불가능해서다.

바나나의 꽃포는 적자색이다. [사진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바나나의 꽃포는 적자색이다.[사진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대구·경북의 지난 겨울(2016년 12월~2017년 2월) 평균기온은 2.1도로 평년보다 1.4도 높았지만 바나나가 살기에는 여전히 낮은 기온이다.

반면 파초는 온대성으로 추이에 상대적으로 강해 영하 10~12도까지 견딘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물론 서유럽·미국·캐나다 등 온대지역에서 널리 자란다.

파초의 꽃포는 노란색이다. [사진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파초의 꽃포는 노란색이다. [사진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바나나와 파초는 구별법만 확실히 안다면 눈으로도 차이점을 알 수 있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잎 뒷면에서 하얀 가루가 발생하면 바나나다. 파초는 잎 뒷면이 옅은 녹색을 띠며 흰 가루가 없다.

또 꽃포(苞·꽃대의 밑 또는 꽃 꼭지의 밑에 있는 비늘 모양의 잎)의 색으로 구별이 가능하다. 파초의 꽃포는 노란색이지만 바나나의 포는 적자색이다.

성기철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관은 “바나나와 파초는 나무와 줄기·잎·열매가 비슷하게 생겨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구·광주 등에서 자라난 것을 사진으로 확인한 결과 파초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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