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희롱 진실공방으로 번진 보수 VS 진보 성주사드 집회 갈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오전 인권여성시민단체들이 모여 보수세력의 사드찬성 집회 금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백경서기자

26일 오전 인권여성시민단체들이 모여 보수세력의 사드찬성 집회 금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백경서기자

지난 22일 경북 성주에서 열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찬성 집회에서 소성리 주민들이 보수단체들로부터 성희롱과 협박 등을 당했다고 지역 여성시민단체를 통해 주장했다. 하지만 보수단체들은 주민 측이 먼저 도발했다고 반박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관련 지역 여성시민단체들은 오는 27일 예정된 본수단체의 집회 금지를 경찰에 요청했다.

사드 찬성 집회 후 부녀회장 옆에서 방뇨 등 성희롱 #"범법자 색출하고 27일 집회 금지해야" #서북청년단 "이장이 먼저 도발했다" 반박

26일 오전 경북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권택흥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장은 "서북청년단 등 극우단체 500여 명이 소성리에서 18, 22일 두 차례 집회를 여는 과정에서 마을이장·부녀회장 등 주민들이 협박·공갈·위협·성희롱 등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상적인 집회가 아니라 집단폭행 등을 저질렀기 때문에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집회ㆍ행진을 금지해야 한다"며 "범법자를 가려내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집회가 끝난 후 보수단체 회원들은 8~9명씩 마을 이장 집을 찾아다녔다. 이들은 당시 소성교 옆 나무 밑에서 양파를 다듬던 임순분 부녀회장을 만나 "이장 집이 어디냐"고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임 부녀회장이 대답하지 않자 "벙어리", "사드에 반대하는 빨갱이" 등의 욕설을 했다고 임 부녀회장의 말을 인용해 시민단체가 주장했다.

차우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는 "이들은 임 부녀회장으로부터 불과 1~2m 떨어진 거리에서 방뇨하는 등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도 했다"며 "이석주 이장을 찾아가서는 '종북좌빨의 돈을 받고 사드반대를 종용하는 자'라고 몰아세우고 민가에 무단침입해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주민에게 성폭력을 가한 자들을 찾고 테러와 난동을 묵인하고 방조한 경찰 관계자들을 징계해야한다 "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찰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함철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은 "우리는 평화집회를 하려고 했다. 집회 후 조용히 돌아가려는데 마을이장이 스피커로 '그렇게 사드가 좋으면 니네 동네로 가져가라'는 식으로 먼저 도발해 우리 맞대응했다. 회원들이 화가나서 이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방뇨한 사실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보건진료소 앞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를 찬성하는 보수단체 회원 700여명이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며 집회를 열고 있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지역 주민과의 충돌을 막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 2017.06.22

22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보건진료소 앞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를 찬성하는 보수단체 회원 700여명이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며 집회를 열고 있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지역 주민과의 충돌을 막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 2017.06.22

서북청년단 등 보수단체는 오는 27일 대규모 집회를 연다. 시민단체는 신고된 집회 장소가 소성리 마을회관 일대의 주민들 거주지인 만큼 안전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시설보호, 집회·행진 금지 등을 요청하는 '거주인·관리자 시설 보호요청 및 집회·행진 금지요청서'를 지난 23일 경북경찰청과 성주경찰서에 제출했다.

이에 경북경찰청은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소성리 보건진료소 인근 70m 구간 갓길에서만 집회를 열도록 기존 150m에서 구간을 축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또한 보건진료소와 200m 거리에 있는 마을회관 앞 도로 10m 이내 접근을 금지하고, 배치된 경찰인력을 1200여 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