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분단 시대’ 사는 우리에게 역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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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시대’ 시리즈 북리뷰 4편,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by 안정은·전윤아·조윤민

최근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 역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다. 정보·지식을 전달하는 고전적인 형식인 다큐멘터리뿐만 아니라, ‘어쩌다 어른’(tvN) , ‘무한도전’(MBC)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역사 상식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최근 이렇게 역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데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역사라는 것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일종의 ‘선행 사례’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역사를 통해 ‘한국인’이라는 민족적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학자들이 사료 연구나 조사를 통해 사회에 내놓은 우리 역사는 작게는 역사 교육부터 크게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의 뿌리가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의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그 역사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공부해야 할까.


『내 인생의 역사 공부』는 저자인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의 역사학자로서의 학문생활을 담은 책이다. 1933년 출생으로 일제 강점기 시대를 살아온 강 교수는 이 책에서 그가 직접 경험한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모두 직접 경험한 것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를 살아보지 못한 우리에게도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살아온 역사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역사를 어떠한 방법으로 마주해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연구해나가야 할 역사 연구의 방향은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다. 사학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하다.

[사진=창비]

[사진=창비]

책은 먼저 강 교수가 역사를 공부한 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1945년, 소학교 6학년 강 교수가 배운 역사는 우리 민족의 이야기가 아닌 일본의 역사였다. 요즘으로 치면 초등학교 과정을 다 마칠 때까지 단군에 대해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 붙었다. 그는 이듬해 중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우리 역사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는 전혀 이해가지 않는 상황이다. 저자는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역사 공부를 해왔고, 강제로 일본의 역사를 배우는 순간까지도 우리 역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도 악착같이 역사의 끈을 놓지 않고 우리 역사를 지켰기 때문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을까?

어느 국사학자가 말하기를, 민족주의자들이 사회주의자들과 합작을 만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본이 바로 신간회 운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임시정부 활동이 일시적으로 침체됐을 때 일어난 국내외 좌우 합작 운동의 실상을 살펴보면 그렇게 말한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좌우익 독립사 교육이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더불어 좌우익 독립사를 역사 과목의 일부가 아닌 별도의 과목으로 개편하여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즘은 민족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만큼, 독립운동사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은 1945년 이후의 시대를 '해방 후 시대'라고 말하지만, 강 교수는 '분단 시대'라고 부른다. 분단 시대라는 말에는 평화 통일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분단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민족의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분단 시대에 대한 나머지 이야기들은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안정은·전윤아·조윤민(인천국제고 1)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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