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만 재개 … 또 추경에 막힌 반쪽 국회정상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김동철 국민의당·우원식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바른정당·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국회 정상화를 논의했지만 합의문 도출에 실패했다. 원내대표들은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 문제를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박종근 기자]

김동철 국민의당·우원식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바른정당·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국회 정상화를 논의했지만합의문 도출에 실패했다. 원내대표들은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 문제를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박종근 기자]

“을(乙)도 이런 을이 없다. 지난 한 달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전화를 하고 야당 원내대표실에 발품을 팔았는데….”

4당 원내대표 회동 결렬 #합의문에 ‘추경 계속 논의’ 포함 놓고 #정우택 “해당 문구 자체 빼자” 강경 #조국 운영위 출석 놓고도 이견 팽팽 #야당 설득 공들인 우원식 끝내 눈물

22일 오전 11시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 도중 울컥하며 눈물을 훔쳤다. “형식적인 합의문 작성만 남았다”는 예상과 달리 4당 원내대표 회동이 실패로 끝난 직후였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에도 섭섭하다. (자유한국당에) 추경 논의는 왜 못하느냐고 옆에서 좀 도와주셔야죠”라고 했다.

집권당의 원내대표가 눈물을 보일 만큼 여야 경색은 이날도 풀리지 않았다. 전날 국회 정상화 세부 사항에선 접점을 찾았다. 그래서 22일엔 국회가 정상화하리라는 기대가 컸지만 이번에도 추가경정예산안이 걸림돌이 됐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우원식 민주당·정우택 한국당·김동철 국민의당·주호영 바른정당 등 4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만났다. ▶인사청문회제도 개선을 위한 소위를 구성하고 ▶인사청문회 대상자는 국회의 증인 출석과 자료 요구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7월 중 각 상임위 업무보고를 하고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심의한다는 데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추경 문제는 계속 논의한다’는 합의문 한 줄이 문제가 됐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해당 문구 자체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우원식 원내대표는 “누가 추경을 통과시켜 달라느냐. 논의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여기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도 양측의 대립을 격화시켰다. 정 원내대표는 “조 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을 구두로라도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합의가 불발되자 민주당과 한국당은 격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을 향해 “한마디로 백해무익한 정치집단”이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 역시 “정권 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자 대선 불복”이라고 말했다.

한국당도 강경해졌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요건도 안 되는 추경, 엄청난 부작용이 예상되는 추경마저 밀어붙이려고 하는 청와대와 여당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전희경 의원은 현 정부 인사를 두고 ‘문로남불(문재인 대통령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꼬집었다.

26일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부터 청문회

국회 파행이 나흘째 지속되면서 여야가 잠정 합의했던 개헌특위·사법제도개선특위·미세먼지특위 등의 설치도 불발됐다. 다만 장관 인사청문회는 진행하기로 했다. 26일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 28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29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30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