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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장례식 뒤덮은 파란색ㆍ하얀색 리본이 더 슬픈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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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의 이름이 새겨진 벽돌 위에 놓여져 있는 파란색 하얀색의 추모 조화(왼쪽)와 줄지어 서 있는 추모객들과 파란색 하얀색의 리본. 푸른색과 흰색은 학교 상징색이다. [연합뉴스]

웜비어의 이름이 새겨진 벽돌 위에 놓여져 있는 파란색 하얀색의 추모 조화(왼쪽)와 줄지어 서 있는 추모객들과 파란색 하얀색의 리본. 푸른색과 흰색은 학교 상징색이다. [연합뉴스]

북한에 18개월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났으나 미국으로 송환된 뒤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장례식이 22일(현지시간) 그의 모교인 와이오밍 고등학교에서 시민장으로 엄수됐다. 웜비어의 마지막을 함께하려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다녀갔다.

지역 매체 WCPO에 따르면 장례식장인 예술회관은 정원 2500명에 달하지만 끊이지 않는 추모객으로 장례식 문을 연지 불과 12여 분 만에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경찰은 추모객들에게 바깥에서 기다릴 것을 요청했고 사람들은 회관 바깥 잔디밭이나 길 위에 빽빽하게 둘러섰다. 내부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을 반긴 건 시민들은 모교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하얀색 리본 장식이었다. 교내와 식장 안에는 이 리본들로 치장된 상태였다. 이 리본 장식은 웜비어가 막 고향에 도착했을 당시 유가족을 응원하고 그의 건강을 기원하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매단 것에서 시작됐다.

이날 장례식에 성조기 무늬 넥타이를 매고 참석한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는 아내 신디와 손을 꼭 잡고 이 모습을 지켜봤다. 이 리본 장식은 부모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미국과 북한의 오랜 교섭 끝에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고향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로 돌아온 웜비어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인 19일에 결국 숨졌다.

웜비어의 시신이 잠깐 머문 식장 바로 앞에는 웜비어가 지난 2013년 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졸업생 대표로 축사를 한 연설 문구 ‘이것은 우리 시즌의 피날레다. 이것은 한 위대한 쇼의 끝이지만 이를 뒤따를 수백 개 후속편의 시작이다’가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디나 파월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롭 포트먼 상원의원(공화ㆍ오하이오) 등 정부 인사도 장례식장에서 목격됐다.

웜비어는 신시내티의 오크 힐 공동묘지에 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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