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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단축·분수중단·기우제까지… 눈물겨운 가뭄극복 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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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물 한 방울이라도 아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극심한 가뭄에 물이 말라 지난달 말부터 바닥이 드러난 충남 당진의 대호호. [중앙포토]

극심한 가뭄에 물이 말라 지난달 말부터 바닥이 드러난 충남 당진의 대호호. [중앙포토]

보령시는 23일부터 국민체육센터 운영시간 단축에 들어간다. 우선 평일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던 운영시간을 1시간 줄여 오후 9시에 폐관할 예정이다. 토요일은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하고 월요일과 일요일·법정 공휴일은 아예 문을 열지 않기로 했다.

보령시, 23일부터 수영장 운영시간 단축·휴일엔 아예 폐관 #예산·서천군 "비 내려달라" 기우제… 천안시, 분수운영 중단

가뭄 때문에 23일부터 단축 운영에 들어가는 충남 보령시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사진 보령시]

가뭄 때문에 23일부터 단축 운영에 들어가는 충남 보령시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사진 보령시]

국민체육센터 수영장과 샤워장에서는 하루 평균 77t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보령시는 운영시간 단축과 휴관을 통해 매주 110t, 매달 450t 정도의 물을 절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4인 가족 기준으로 환산하면 매일 200가구가 쓸 수 있는 양이다.

천안시는 22일부터 종합운동장 바닥분수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7~8월 중 가뭄이 해갈되면 분수를 재가동할 방침이지만 현재로써는 운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달 15일부터 본 청사 내 제한급수를 시작한 충남교육청은 물 절약 실천을 호소하는 가정통신문을 일선 학교와 각 가정에 발송했다. 통신문에는 생활 속 물 절약 방법 등의 내용이 담겼다.

황선봉 예산군수가 22일 오전 국사봉에서 제주를 맞아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 예산군]

황선봉 예산군수가 22일 오전 국사봉에서 제주를 맞아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 예산군]

예산군과 서천군은 가뭄 극복을 위한 기우제를 열었다. 황선봉 예산군수와 주민 등 100여 명은 22일 오전 오사면 국사봉에서 제를 지냈다. 예산군은 2015년에도 국사봉에서 기우제를 지냈는데 사흘 뒤 많은 양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서천군 주민들도 지난 21일 천방산 천방루에서 기우제를  갖고 하늘에 비를 내려줄 것을 기도했다. 이재선 서천군 문산면장은 “기우제가 하늘에 닿아 주민에게 위로가 되는 비가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 서천 문산면 주민들이 지난 21일 천방산 천방루에서 하늘에 비를 내려달라며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 서천군]

충남 서천 문산면 주민들이 지난 21일 천방산 천방루에서 하늘에 비를 내려달라며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 서천군]

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뭄대책 마련과 도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올해 충남의 누적 강수량은 167.7㎜로 평년(338.8㎜)의 49.2% 수준이다. 충남 서부지역에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은 9.0%까지 떨어졌고,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27.7%에 그친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물 절약에 동참해 줄 것으로 호소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물 절약에 동참해 줄 것으로 호소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서해안 간척지의 논에서는 어린 모가 말라죽고 있으며, 마늘과 양파 등 밭작물 수확량이 10∼2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용수는 정상 공급되고 있지만, 8월 이후에도 비가 오지 않으면 '제한급수' 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물 소비패턴 변화가 절실하다”며 “도민이 가뭄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물 절약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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