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국민의당, 흡수될 당”에 박주선 “따귀 맞을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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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제2차 전당대회 호남권 타운홀 미팅이 21일 오후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 도중 40여 분 동안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왼쪽부터 신상진·홍준표·원유철 당 대표 후보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제2차 전당대회 호남권 타운홀 미팅이 21일 오후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 도중 40여 분 동안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왼쪽부터 신상진·홍준표·원유철 당 대표 후보자. [연합뉴스]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잇따른 ‘막말’에 21일 정치권이 들끓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홍 전 지사의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 전 지사는 지난 20일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에 흡수될 것” “바른정당은 한국당의 기생정당” 등 상대를 가리지 않고 비판을 쏟아냈다.

정치권, 홍준표 잇단 막말 비판 #하태경 “막가파로 보수 재건 못해” #정우택도 “세 치 혀가 문제” 제동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20일 방송에 출연해 “정치인은 소위 세 치 혀가 모든 문제를 일으킨다”며 홍 전 지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잘못하면 세 치 혀가 사람의 마음을 벨 수도 있다. 할 말 다하고 살 수 없는 게 정치인이다. 정제된 언어를 써야 한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국민의당에서는 홍 전 지사의 ‘국민의당 흡수’ 발언에 “따귀 맞을 말”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21일 홍 전 지사에 대해 “참 말릴 수 없는 사람”이라며 “막말도 범위와 한계가 있고 금도가 있다. 그렇게 (국민의당의 미래를) 점치면 국민의당 당원에게 따귀밖에 안 맞는다”고 말했다. 양순필 수석부대변인도 “극단적인 막말로 대선을 공포와 증오의 대결장으로 오염시킨 홍 전 지사가 또 다시 정치 시계를 낡은 과거로 되돌리고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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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홍 전 지사는 아직 술이 덜 깼다. 매일 주사 발언의 연속”이라며 “‘한국당 쇄신만 잘되면 바른정당 상당수 의원이 복귀한다’는데, 한마디로 자다 봉창 뜯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 쇄신이 잘될 것이라고 국민도 믿지 않고, 하느님도 믿지 않고, 심지어 홍준표 자신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홍 전 지사의 막가파 노선으로 보수 재건은 불가능하고, 깽판정치를 일삼는 한국당 때문에 국회만 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운천 바른정당 대표 후보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전 지사가 친박 패권 세력을 처음에는 아웃시킨다 그랬다가 그다음에는 안고 가야 된다고 했다가, 왔다갔다 한다”며 “계속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한국당의 7·3 전당대회 두 번째 유세에서는 홍 전 지사의 ‘남탓’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홍 전 지사는 20일 한국당 초·재선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당의 추락과정에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초선 의원들의 지적에 “나는 촌에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원유철 후보가 “홍 전 지사의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지적하자 홍 전 지사는 “중앙무대에 있는 사람들도 한마디 못하는데 촌에 있는 사람한테 뭘 요구하냐”고 반박했다.

홍 전 지사는 신상진 의원과도 후보 사퇴 논쟁을 벌였다.

▶신상진 의원=“이번에 후배에게 양보하고 차라리 서울시장을 나서는 게 어떠냐.”

▶홍 전 지사=“신 후보가 당을 끌고 갈 역량이 보인다고 판단되면 제가 사퇴하고 신 후보를 지지하겠다.”

지난 19일 토론에서도 홍 전 지사는 “원유철 의원이 당을 새롭게 만든다는 판단이 서면 중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홍 전 지사는 제발 한국정치를 코미디로 만들지 말라. 지금은 초유의 탄핵 사태와 대선 참패에 따른 우리 당의 몰락을 진지하게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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