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구 로드먼 ‘명예의 전당’ 퇴출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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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다섯 차례나 북한을 방문한 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56·사진)을 농구 명예의 전당에서 끌어내리자는 주장이 미국에서 나왔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지난 19일 숨지자 미국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 대학생 혼수상태 석방 때 평양에 #“멋진 여행” 발언에 미 여론 들끓어 #비영리단체 “헌액 취소” 청원 시작

USA투데이는 21일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VOC)이 로드먼의 ‘농구 명예의 전당’ 헌액을 취소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NBA 우승 5회, 리바운드 1위 7회, 최고 수비선수상 2회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로드먼은 지난 2011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선수 시절부터 ‘악동’으로 불렸던 그는 은퇴 후에도 기행을 이어갔다. 로드먼은 2013년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라는 묘기 농구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33)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친분을 쌓았다. 2014년 김 위원장의 생일 땐 축하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로드먼은 지난주 평양을 다시 찾아 북한의 여자 농구팀을 만났고, 김일성 생가인 만경대와 동물원을 찾았다. 로드먼의 여행은 비슷한 시기에 혼수상태로 석방된 웜비어의 참혹한 모습과 대비됐다.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한 로드먼은 “멋진 여행이었다”면서도 “웜비어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웜비어가 북한 정권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하는 매리언 스미스 VOC 이사는 “김정은을 옹호하는 로드먼은 미국 여행객들에게 북한이 위험한 곳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로드먼을 명예의 전당에서 퇴출하면 미국인이 북한에 맞서 한 목소리를 낸다는 메시지를 줄 것”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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