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호황맞은 인쇄·제지업계|찍어도 찍어도 주문 못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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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수를 이루고 있는 대통령 선거관련 홍보물과 캘린더등 각종 인쇄물의 수요급증으로 올해 제지·인쇄업계는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한 호황을 반영, 증시의 제지업종 주가는 다른 업종보다 평균 60포인트나 높은수준을 유지하고있다.
인쇄·제지업계는 지난 9월이후 생산시설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요즘엔 밀려드는 주문량을 감당못해 웃돈주문·계약연기등의 사례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통령선거 홍보용 인쇄물등으로 제지·인쇄업계가 얻는 특수는 모두 1천억원대를 훨씬 넘을 것이라는 전망.
◇인쇄업=선거관련홍보인쇄물은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고 그 수량은 천문학적이다.
서울을지로 S기획관계자는 『선거홍보용 책자는 주로 선두 4후보가 각각 10∼20종씩 찍어내고 있어 여기서만 2백억∼3백억원의 수요가 창출됐다』고 지적했다.
팸플릿은 선거 초반기에 많이 살포됐는데 아트지로 10만부를 만들 경우 1부에 1백∼2백원, 모조지면 80∼1백60원이 먹히므로(모두 1억부정도추정) 80억∼2백억에 이른다는것.
이밖에 포스터는 신문지 2장 크기가 1장에 1백50∼2백원, 16절지전단 5∼10원, 스티커 10∼1백50원, 10m길이 현수막 2만5천원, 당보1장 20원, 신문지2장 크기 피킷 4천원, 소형깃발은 종이가 20원, 천이면 1천5백원, 은박지 풍선은 2천원.
수요의 격증에 따라 인쇄비도 지난 9월에 비해 60%이상 껑충 뛰었다.
지난9월까지 민정·민주당의 일을 주문받아 하던 서울S인쇄에서는 『민주당인쇄물이 대부분 값이싼 단색이라 4색인쇄능력을 갖춘 우리 시설로는 채산이 안맞는다』면서 『앞으로 민정당 것만 하겠다』고 통보, 민주당측이 크게 반발했다는 얘기도 있다.
◇제지업=국내 제지업계 올해 총생산액은 1조8천억원정도. 이번 선거특수규모를 업계에서는 5백억원 안팎으로 전망.
M제지의 한 관계자는『주문이 아트지(스티커·팸플릿용종이), 백상지(전단·서적용), 모조지, 스노우화이트지(달력·연하장용)등 몇개 품목에만 집중적으로 몰리는데다 일부에서 가수요까지 생기는 형편인데도 생산시설은 전혀 늘릴 수 없기때문에 품귀현상이 가속되고 있다』고 최근 종이난을 설명.
현재 가장 구하기 힘든 아트지는 작년보다 수요가 20%정도 늘어나 현금박치기 아니면 아예 만져볼수 없고 가격도 1연당(1㎥당 1백g짜리) 1천5백∼2천원이 오른 3만5천원을 넘어섰다.
서울S인쇄에서는 『아트지가 없어 그나마 바쁜 작업일정을 몇번씩 쉬어야했기 때문에 급할때는 아예 출고 가격에다 10%정도 웃돈을 얹어주고 즉시 배달받는다』면서 『중간상인들의 농간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상지·모조지도 작년에는 공장창고에서 남아돌던 것과 정반대로 올해 9월부터 수요가 갑자기 1만t쯤 늘어나 50억∼60억의 특수를 구가.
M제지 관계자는 『이런 특수와 원화절상에 힘입어 국제펄프가격이 작년보다 2배가까이 뛰는 악조건속에서도 올매출이익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것같다』고 귀뜀했다. <이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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