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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정체 갈수록 수수께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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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최철주특파원】「미야모토」라는 수수께기 인물의 신원은 갈수록 미궁에 빠지구 있다. 그가 사용했던 이름만해도 7∼8개, 회사이름은 수십여개나 된다. 그는 83년 랭군 테러 사건의 배후에서 암약했을 의심점마저 드러내고있다.
50여년동안 일본에 살아온「미야모토」에 대해 충분한 자료를 수집하지 못했던 일본경찰도 수사에 적지않은 고충을 겪고 있다.
◇스파이암익=「미야모토」가 일본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85년 일본에 잠입한 북한스파이사건의 주요 배후인물로 지목된 때부터.
당시 경찰은 스파이 일당을 지휘하고 있는 두목이「고즈미·겐조」(소주건장)라는 실존 일본인을 가장, 위조여권을 소지했고 파리와 홍콩·서울을 드나들며 대한스파이망을 구축하려 했으며, 특히 재일교포에게 접근해 북한에서 스파이 세뇌교육을 시키는 극동지구 최고간부 공작원임을 알아냈다.
그러나「고즈미」를 지휘하며 명령을 내리는「미야모토」가 배후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밝혀낸것은 얼마후의 일이다.「미야모토」는 78년 구마야(능용)시에 아사히 전공이라는 회사를 차려 스스로 사장행세를 했으며 1개월후에는 동경의 다른 지역을 거쳐에 도가와(강호천)구로 본점을 옮겼다.
82년에는 사명을 삼양통상으로 바꾸고 스스로 이사가 되었다. 바로 에도가와라는 지역이 「미야모토」의 스파이 활동 거점이었으며「고즈미」의 최초주거지로 기록되어있다.
◇여권위조=「미야모토」는 회사이름을 수십차례 바꾸고 일본인 또는 재일교포를 회사 중역으로 앉힌다음 이들로부터 도장과 서류를 받아내 실존인물의 여권을 위조하는 수법을 써왔다.
그는 여권 이외에 운전면허증도 실존 일본인의 이름을 썼으며 일본내 스파이 활동에 필요한 모든 증명서를「합법적」으로 만드는데 열중했음을 경찰이 밝혀냈다.
「미야모토」는 동경 에도가와구에 있는 주거겸 사무실에 삼양통상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사장행세를 했으나 83년에는 산만으로 희사이름을 바꾼다음 홍콩에서 고추무역을 하자고「하치야·신이치」씨를 꾀어내여권신청에 필요한 도장과 호적등본을 받아냈다.
오사카에 살고 있는 또다른 일본인은 자신도「미야모토」의 요청으로 그의 회사 중역에 취임한적이 있으며 그때 도장과 관계 서류를 넘겨 주었고 또다른 사람도 이사 자리를 주겠다는「미야모토」의 제의를 받아들여 도장등을 제출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바레인에서 자살한「하치야·신이치」나 아직 중독상태에 있는「하치야·마유미」의 일본여권은 진짜여권과 똑같으며 번호뿐만 아니라 발행 연월일도 동일하다. 단순한 변조가 아니라 고도의 위조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배후에 조직적인 위조집단이 도사리고 있음이 확실하다.
일본의 여권은 외무성뿐만아니라 도·도·부·현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고 있으며, 도장과 주민등록 또는 호적등본 제출만을 의무화하고 있다. 실제인물과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매우 단순하다.
85년현재 분실등 이유로 재발행된 일본여권은 1만2천여건으로 태반이 도난으로 범죄에 이용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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