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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해고한 연방검사 “트럼프, 내게도 친분 관계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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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해임당한 프리트 바라라(48) 전 뉴욕남부지검 연방 검사.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해임당한 프리트 바라라(48) 전 뉴욕남부지검 연방 검사.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고한 프리트 바라라(48) 전 뉴욕남부지검 연방 검사가 “트럼프가 모종의 관계를 회유해서 이를 거부하자 해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ABC 인터뷰서 폭로 "전화 안 받자 다음날 해고" #코미 전 FBI 국장 증언에 "데자뷔 느꼈다" #"트럼프에 대한 사법방해 수사 개시해야"

바라라 전 연방검사는 11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지난 8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의회 청문회 증언 등과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 여기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한담이나 나누자”면서 두 차례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임명됐던 바라라는 트럼프 당선 직후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그를 만났고 당시 트럼프는 바라라에게 유임을 약속했다고 한다.

지난 3월 세 번째로 개인 전화가 걸려왔을 때 바라라는 “법무장관 없이, 어떠한 사전조치도 없이 대통령과 일대일 대화를 하는 게 너무 이상하고 부적절하다고 판단해서” 전화 받기를 거부했다. 다음날 트럼프는 바라라를 해임했다. 앞서 바라라를 포함해 오바마 재임 시절 임명된 46명의 연방검사들 모두가 사표 제출을 통보받은 상태였고 바라라는 이에 거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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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라는 8일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을 보면서 “약간 데자뷔(사건을 이미 겪은 듯한 기시감)를 느꼈다”고 했다. 트럼프가 개인적 ‘충성’ 관계를 형성하려다 이에 실패하자 ‘해고’로 보복한 게 비슷한 스토리라는 얘기다.

2009년 임명된 바라라는 각종 내부자 거래 및 공직 부패 스캔들을 파헤쳐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린 스타 검사다.

바라라는 “대부분이 코미의 주장을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사법방해(obstruction) 수사를 시작할 증거는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사법기관 수장에게 특정 수사를 ‘해야 한다’ 또는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다면, 이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방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변호인 측의 마크 코랄로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가 전화를 한 게 부적절한 것은 아니다”면서 바라라의 해임은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코랄로는 또 바라라가 “반골 민주당”이라면서 그가 이렇게 폭로하는 건 “정치적인 꿍꿍이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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