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멀어지게 간계 꾸미는 일당 박멸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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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특사로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오른쪽 셋째)이 11일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 둘째) 등과 전남 목포시 공생원의 ‘윤치호·윤학자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특사로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오른쪽 셋째)이 11일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 둘째) 등과 전남 목포시 공생원의 ‘윤치호·윤학자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특사로 방한 중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10일 한·일 관계 개선을 방해하는 움직임이 양국에 있다는 인식을 보이면서 “한 줌의 간계를 꾸미는 일당을 박멸해 달라”고 말했다.

아베 특사로 한국 온 니카이 간사장 #“티격태격 말고 사이좋게 가자” 강조 #위안부 재협상 주장에 비판 해석

니카이 간사장은 이날 목포의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일 양국을 멀게 가져가려는 세력이 한국에도 일본에도 소수지만 존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한국 안에도 한 줌뿐이라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일당을) 발견하면 박멸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하찮은 것들로 티격태격하지 말고 사이좋게 가자”며 “한·일이 세계에서 첫 번째의 우호국이라는 점을 후세에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그동안 한국이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지난 9일 한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한국 국민 상당수가 재협상을 원한다는 얘기에 “일본이 돈도 지불했는데 처음부터 재협상하자는 그런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하지 않는다”고 재협상론을 비판했다.

그런 만큼 ‘간계를 꾸미는 일당’은 한·일 양국에서 위안부 재협상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부산의 소녀상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지난 1월 “한국이 중요한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교섭하는 데에는 꽤 성가신 국가다”고 말하기도 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전남도와 자매 교류를 맺고 있는 고치(高知)현 오자키 마사나오(尾崎正直) 지사, 일본 여행업계 관계자 등 350여 명과 함께 이날 방한했다. 그는 자민당 총무회장이던 2015년 2월 한·일 관계의 경색 국면 속에서도 일본 관광업계 인사 등 1400명을 이끌고 방한했다. 일본 내 지한파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11일에는 윤학자(1912~68·일본명 다우치 지즈코) 여사가 3000여 명의 고아를 돌본 목포 공생원을 방문했다. 1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9일 니카이 간사장과 만나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며 “정상 간 교류와 한·중·일 3국의 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하도록 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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