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가 타봤습니다] 쿼드프레임이 주는 묵직함, 그리고 안전성…SUV 명가의 맏형 'G4렉스턴' 시승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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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묵직하고 단단했다. 쌍용자동차가 새로 출시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 렉스턴’의 첫인상이다. 지난 7일 G4 렉스턴 출시 기념 시승행사가 열렸다.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파주시 적성면까지 왕복 124km를 시승했다. 탑승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헤리티지' 차량이었다.

굴곡 심한 오프로드 달릴때도 단단한 느낌 #넓은 운전 시야와 딱딱하지 않은 서스펜션도 강점

주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쌍용차가 수차례 강조해 온 ‘프레임 방식’(차량의 뼈대 역할을 하는 프레임 위에 차체를 조립해 자동차를 제작하는 방식)의 단단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과속 방지턱을 넘거나 노면이 울퉁불퉁한 곳을 달리느라 차가 흔들릴 때, 차체가 한 덩어리로 반응한다는 느낌이 몸으로 전해졌다.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프레임 방식은 차체의 강성이 높아 안전성을 높일 수 있고 소음ㆍ진동 억제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 승용차를 제작하는 방식인 ‘모노코크 방식’(별도의 프레임 없이 여러 부품을 접합해 차체를 완성하는 제작 방식)에 비해 차량 무게가 무거워 연비나 주행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제작 비용도 더 많이 든다. 최근에는 SUV 모델 역시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그러나 G4 렉스턴은 전통적인 프레임 방식을 이어받았다. ‘SUV 명가’로 불려온 쌍용차의 고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쌍용차 측은 “초창기 프레임 방식은 2중 구조였지만 강성 보완을 통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3중 구조 프레임방식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비틀림과 소음ㆍ진동을 크게 개선했다. 그리고 G4 렉스턴에는 처음으로 4중 구조의 ‘쿼드 프레임’을 적용해 쌍용차 모델 프레임 대비 평균 인장강도가 22% 향상됐다”고 말했다. 또 프레임 재료로 세계 최초로 1.5Gpa 기가스틸을 사용해 경량화에도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주행에서도 이런 안전성과 단단함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굴곡이 심한 오프로드를 달리느라 덜컹거림이 심할 때도 차량의 각 부품이 따로 논다는 느낌보다는 단단하게 조립된 채로 달린다는 느낌이 들어 불안하지 않았다. 대형 SUV 답게 높게 넓은 운전 시야와 딱딱하지 않은 서스펜션도 안정감을 주는데 한몫을 보태는 것 같았다.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고급차의 기준으로 꼽히는 소음과 진동 억제도 만족스러웠다. 디젤을 연료로 하는 SUV인만큼 세단만큼의 정숙성을 기대할 순 없지만, 고속에서도 옆사람과 평소 목소리로 대화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소음을 잡았다. 진동 때문에 거슬린 순간도 없었다. 다만 시속 100km 이상 가속을 할 때 엔진 소음은 다른 SUV 차량에 비해 조금 크게 느껴졌다.

쌍용차가 시승 전 또 한가지 강조한 점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km까지 속도를 올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점이었다. 한국 도로의 특성상 긴시간 고속으로 주행하는 경우보다 정지와 출발을 반복하며 주행하는 일이 훨씬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실제 차가 완전히 정지한 상태에서 시속 30~40km까지 속도를 올리는 부분은 경쾌했다. 가속 페달을 밟는 힘에 비해 빠른 속도로 계기판 숫자가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그러나 시속 100km 이상에서의 가속 성능은 아쉬었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시원하게 속도가 붙지 않았다. G4 렉스턴은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2.8kgㆍm로, 경쟁 모델인 기아자동차 모하비(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m) 보다 제원상 성능이 낮은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형 SUV인 만큼 실내 공간은 여유로웠다. 뒷좌석 역시 머리 부분과 다리 부분 모두 덩치가 평균 이상인 성인 남성도 아무런 불편함 없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확보됐다. 트렁크도 대형 골프가방 4개를 충분히 넣을 수 있을 정도였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784L며 2열 좌석을 접으면 1977L까지 넓어진다.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시트와 센터페시아 등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사양들은 디자인과 기능도 만족스러웠다. 수작업으로 제작된 최고급 나파가죽 소재 시트는 알맞게 푹신했고, 피부에 닿는 질감도 고급스러웠다. 국내 SUV 모델 중 가장 큰 9.2인치 HD 스크린과 계기판의 7인치 TFT-LCD 클러스터 역시 큼직한 크기 만큼 보기에 편했고, 표시되는 정보의 양도 많았다. 각종 경고음과 방향지시등 소리를 5가지 중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선택할 수 있고, 음량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점 등 세심한 배려도 눈에 띄었다. 또한 팔걸이 뒷부분에 있는 200V 충전 콘센트는 장거리 여행이나 캠핑 때 요긴하게 쓰일 것 같았다.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쌍용차의 새 대형 SUV 'G4 렉스턴' [사진 쌍용차]

G4 렉스턴은 4가지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3350만~4510만원이다. 지난달 1일 판매를 시작해 한달동안 2703대가 판매됐다. 그 중 상위 2개 트림을 산 구매자가 70% 이상이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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