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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수익 급증, 벌써 눈길 끄는 배당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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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6~7월 중간 배당의 계절이 왔다. 그런데 배당주 투자 인기는 시들하다.

예년 수준만 배당해도 역대 최대 #스튜어드십 코드 실행 땐 더 늘 수도 #투자 결정 전 주가 흐름도 살펴 봐야

7일 유안타증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배당주 펀드에서 9792억원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체 주식형 펀드 설정액 가운데 배당주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2월 말 3.4%에서 지난달 말 3.2%로 내려갔다. 연말 배당을 앞두고 10~11월 자금이 밀려 들어왔다가 해가 바뀌고 다시 빠져나가는 배당 투자의 특징 탓이다. 연초부터 뜨거웠던 국내 증시 열기도 한몫했다. 안정적인 대신 수익률이 높지 않는 배당주 인기는 코스피 성적이 변변찮을 때나 좋았다.

그러나 하반기로 접어들면 배당주를 바라보는 투자자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전망한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민주화 공약 중 스튜어드십 코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자산운용사 같은 기관 투자가가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끄는 의무 지침을 뜻한다. 기관 투자가가 투자 기업에 배당을 더 하라고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추가된다는 얘기다.

늘어나는 상장사 기업 수익도 배당주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통계를 보면 코스피 상장법인의 현금 배당액은 2012년 11조5338억원, 2014년 15조4948억원에서 지난해 21조7807억원을 기록했다. 김민규 KB증권 선임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상장사 수익은 지난해보다 30~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들이 배당 성향을 예년 수준으로만 유지해도 현금 배당액 규모는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초저금리 시대도 배당주 몸값을 올리는 주요인이다. 연 1%대 예금금리에 2~3% 배당 수익률이 아쉬운 투자자가 늘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래 찬바람이 불어야 배당주 펀드가 주목을 받는데 최근 2~3년 사이 그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배당주 투자에 무턱대고 뛰어들어선 안 된다. 김후정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는 보통 3~6개월 단위로 투자를 해야하고 환매 수수료도 감안해야 한다”며 “상장지수펀드(ETF)나 개별 종목으로 접근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개별 종목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코스피 200 고배당’ ‘코스피 배당성장 50’ ‘코스피 고배당 50’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도 관심을 줄 만 하다. 정동휴 연구원은 “이들 배당주 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중간 배당이 이뤄지는) 6~7월에 특히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민규 연구원은 “배당 수익률만 보고 투자했다가는 주가 하방 경직성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3% 배당 수익만 보고 투자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배당 수익률과 해당 종목의 주가 흐름도 같이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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