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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5년내 40달러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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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사진=김형수 기자 ]

영국의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BP의 바이런 그로트(사진) 재무 총괄 부회장은 "유가가 중기적으로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서울 광화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고유가가 장기화하는 원인으로 ▶중국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급증 ▶일부 유전이 예상보다 빨리 고갈될 지 모른다는 우려 ▶태풍 등 기상이변에 따른 원유 생산시설 피해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원유 공급이 달린 적은 거의 없었다"며 "머지않아 유가는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2010년까지 유가가 40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 같다는 전망도 곁들였다.

BP는 세계 각지에서 유전 개발 및 원유 생산.정제,주유소 운영 등 사업을 한다. 유전 개발이 주력 사업이다. 이 회사가 확보한 유전의 총 매장량은 186억 배럴에 달한다. 세계 7위 석유 소비국인 우리나라의 22년치 원유 소비량이다.

향후 유전 개발사업 방향을 물었더니 "멕시코만의 심해 유전과 러시아,아프리카 앙골라, 카스피해 연안국 아제르바이잔 등지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들 지역은 매장량이 풍부한데다 BP가 그동안 공을 들인 곳들이라 유수의 석유 메이저 중에 선도적인 위치를 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근래 산유국들은 많은 유전을 자국 국영 석유업체에 넘기는 추세다."BP같은 다국적 에너지회사들이 유전을 확보하기 위해 산유국 정부와 유대를 더욱 강화할 때"라는 말도 했다.

BP는 지난해 대체에너지 사업 부문을 정식으로 창설해 태양열.풍력.수소에너지 등 차세대 청정에너지 사업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 그로트 부회장은 "향후 10년간 80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13~15일 한국에 머물고 있는 14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원걸 산업자원부 차관 등을 만나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BP가 인도네시아와 호주 북부 등지에서 생산하는 천연가스를 한국에 공급하는 문제 등을 한국 정부와 논의했다"고 전했다.

BP는 한국 조선업계의 큰 고객이기도 하다. 2003~2008년 6년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7척 등 35척 총 20억 달러(약 2조원)에 이르는 선박을 우리 조선업체들로부터 인도받는다. 그는 "BP가 한국 조선업체의 기술력을 세계 최고로 인정해 추가 주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P=지난해 매출 2536억 달러(약 250조원), 당기순이익 193억 달러(19조원)다. 한국에서는 한국가스공사.포스코 등에 가스를 공급한다. 윤활유 제조 판매도 한다.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지분 47.4%)이기도 하다.

글=권혁주 기자 <woongjoo@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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