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카지노에 무장괴한…한국인 1명 등 30여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복합 리조트 내 카지노에 무장괴한이 난입해 최소 36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한국인 1명도 숨졌다.

필리핀 경찰이 공개한 카지노 무장괴한의 CCTV 사진. [CNN 캡처]

필리핀 경찰이 공개한 카지노 무장괴한의 CCTV 사진. [CNN 캡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마닐라 외곽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 인근 ‘리조트 월드 마닐라(RWM)’에 복면을 쓰고 M4 소총으로 무장한 괴한이 들이닥쳤다. 그는 카지노의 대형 TV를 향해 총을 난사하고 테이블 위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였다. 카지노는 이내 아비규환이 됐다. 고객과 직원들은 소리를 지르며 대피했지만, 실내에 퍼진 자욱한 연기에 수십 명이 질식사했다. 한국인도 대피해 휴식을 취하다 숨졌으며, 사인으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RWM는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대규모 리조트다. 호텔과 카지노는 물론 고급 브랜드 매장과 컨벤션센터까지 갖추고 있다.

마닐라공항 옆 복합리조트 카지노 #무장괴한, 총 쏘고 불지른 뒤 자살 #필리핀서 세력 키운 IS "우리 소행" #필리핀 경찰 "강도일 가능성 크다" #

사건 직후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IS와의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벌어져 이들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선 IS를 추종하는 반군들이 테러를 일삼고 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섬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IS 세력 토벌 작전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필리핀 당국은 “강도사건이며 테러 연관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괴한이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지 않았고, 1억 1300만페소(약 25억 5000만원) 어치의 카지노 칩을 넣은 배낭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강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RWM 측은  성명을 통해 “범인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시신을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