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카지노' 총격 사건...한인 1명 사망, 3명 부상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리조트 월드(Resorts World)’ 외곽에서 총격 소리와 폭발음이 들렸다고 2일(현지시간) CNN필리핀이 밝혔다. [사진 트위터 캡처]

 필리핀 수도 마닐라 국제공항 인근 복합 리조트에서 2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방화 사건과 관련해 한국인 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날 한국인 피해 현황 파악 결과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숨진 한국인은 총격 사건이 일어난 '리조트 월드 마닐라'에서 대피해 휴식을 취하다 숨졌다. 부상자 한국인 3명은 연기를 흡입하거나 대피 도중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지 언론은 이번 사고로 최고 3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리조트 2~3층에서 최소 34구의 시신이 발견됐고 대부분 방화로 인한 질식사로 보인다고 전했다. 필리핀 경찰청은 이날 공식 발표를 통해 "복면을 쓴 괴한이 카지노 대형 TV스크린을 향해 총을 쏜 뒤 테이블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였다"고 발표했다. 범인은 이후 물품 창고에서 1억 1300만 페소(25억 5000만원)어치 카지노 칩을 챙겨달아났다 숨진채 발견됐다.

 이번 사건에 대해 테러 감시단체인 시테(SITE)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라고 지목했다. 필리핀 정부가 남부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을 발동해 IS 추종 반군과 교전을 벌이는 상황을 고려할 때 IS의 보복 테러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필리핀 경찰은 사건의 카지노칩을 훔쳐간 것 등 사실관계를 볼 때 강도 행각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주장을 부정하고 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