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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들여다보기] 초등생은 책 읽는 재미 붙이기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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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술의 열쇠' 독서는 집에 있다=논술의 핵심은 '창의적인 근거 대기=생각의 깊이'다. '왜'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견문을 넓히고 나름대로 해석, 비판하는 눈을 뜨게 하는 독서만큼 효과적인 논술공부는 없다. 논술의 열쇠는 '아이의 행복한 책읽기'인데, 학부모는 아이가 책을 즐기도록 도와주면 된다. 무턱대고 '책 좀 읽어라'고 닦달할 문제가 아니다. 나이, 지식수준, 책읽기 성향, 시간별 집중도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저학년일수록 감수성과 상상력을 자극해 아이들 스스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재미있고 맛난 (그림)책이 좋다. 논리력 강화를 한답시고 어렵고 딱딱한 개념어가 많은 책을 강요하면 오히려 '첫 술에' 책과 담쌓을 수 있다. 일주일에 하루, 한 시간이라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독서시간을 정해 밑줄 그어주는 엄마, 동그라미와 별표를 그려주는 아빠만큼 훌륭한 논술 선생님은 없다. '집은 곧 독서논술학교'다.

◆ 토론 달인의 '골든 벨'은 토론 자세가 울린다=원래 글과 말은 비판적, 논리적 사고력을 서로 키워준다. 말이 안 될 때는 글로 정리해보고 글이 안 될 때는 토론을 하면 생각이 다양해지고 논리에 날이 선다. 특히 뜻을 대충 짐작하기 일쑤인 어려운 어휘의 개념은 질문, 토론으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길러줘야 한다.

실제로 토론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그런데 말하기에 비해 듣기 자세가 안 좋아 토론의 질이 나쁜 경우가 흔하다. 건성으로 듣는 시늉만 하고, 같은 팀끼리도 의견이 중구난방이고, 중간에 새치기도 한다. 토론과 스피치를 혼동하기 때문이다. 토론 달인의 '골든 벨'은 표정관리, 몸짓, 목소리 톤, 시선, 경청 등 토론자세가 울린다는 걸 반복해 가르쳐줄 필요가 있다.

◆ 솔직하게 써야 창의력이 길러진다=어릴수록 형식의 틀을 정해주지 않고, 쓰고 싶은 대로 쓰는 일기나 독후감 같은 작문이 맛깔난 표현력, 재미난 상상력, 독창적 창의력을 자연스럽게 길러낸다. 자신의 경험이나 주변의 일부터 자유롭게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글감이 글쓰기 흥미를 잃지 않게 한다.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 시인

세상을 이성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하는 12~13세 때부터 실전논술을 해도 늦지 않다. 그때부터 일부가 교과서에 실려 있는 논술고전의 전문을 읽고, 조금은 근본적인 문제까지 사고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지만, 절대 강요를 하거나 부담을 주면 안 된다.

어릴 때 '진솔한 글'을 쓰는 버릇이 글쓰기의 생명력이다. 관습적이고 유형화되고 권위적인 글보다는 자유롭고 진솔하고 진지한 글이 더 감동적이고 설득에도 유리하다. 어린 나이에 거짓으로 글을 꾸미거나 미화하기 시작하면 진실함이 밑거름인 창의력은 달아나고 만다.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아이들이 먼저 '왜' '예를 들면요' '그래서요' '어떻게요'라고 스스럼없이 말문을 터야한다. 일방적 가르침보다는 아이들과 수다를 떠는 소크라테스 식 대화법, 아랫사람에게 묻고 배우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공자(孔子)식 불치하문(不恥下問)의 자세가 최고의 논술강의라는 것이다.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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