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홍비홍’ 당권 레이스 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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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자유한국당이 7월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준비 체제에 29일 돌입했다. 대표 경선을 관리할 선관위원장은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전대 준비위원장은 박맹우 사무총장이 맡았다. 차기 지도부 구성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로 뽑는 ‘단일 지도 체제’가 현재로선 유력하다. 친박계 일각에선 대표를 비박계에 내주더라도 지분을 챙길 수 있는 집단지도 체제를 선호하지만 박 사무총장은 “집단지도 체제로의 변경은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전대 준비 돌입, 단일 지도체제 유력 #친박계 홍문종·유기준 출마 저울질 #원유철·나경원 도전 가능성도 거론

선관위가 구성되면서 차기 당권 주자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6월 초 귀국해 당권 도전 의사를 공식화한다. 미국 체류에도 페이스북 정치를 멈추지 않고 있는 그는 이날도 “북한의 무차별적 미사일 도발은 친북 좌파 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이란 글을 올렸다. 또 바른정당을 향해선 “내년 지방선거까지 ‘위성정당’으로 남아 있다 궤멸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친박계에선 4선인 홍문종 의원이 출마를 고심 중이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친박 대 비박의 대결이 아니라 친홍(친홍준표) 대 반홍(반홍준표)의 대결”이라며 “(홍 전 지사의) 부적절한 처신이 당의 재건을 위해 마음을 모으려는 이들의 의욕을 꺾는 흉기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홍 전 지사가)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박계 4선 유기준 의원도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밖에 5선의 원유철 의원과 4선의 나경원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55세인 원 의원은 “당에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의 표심이 전당대회에 영향을 줄 변수다. 초선은 44명, 재선은 30명으로 둘을 합치면 전체 107명의 3분의 2가 넘는다. 최근 접촉이 잦은 이들이 전당대회에서 한쪽으로 표를 몰아줄 가능성도 있다. 당장 재선 의원 30명은 워크숍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중진 의원들의 대표 출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매주 당 혁신 모임을 갖고 있는 한 초선 의원은 “친박계 의원들이 더 이상 당의 전면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데 초선들의 의견이 대부분 일치한다”고 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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