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혁신’ 일어나는 세계 1위 지역은 실리콘밸리 아닌 OO?

일본 도쿄공업대의 한 연구실. [사진 지지통신]

전 세계의 기술혁신을 이끄는 지역은 어디인가?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클러스터(집적 지역)’로 불리는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 일대 실리콘밸리를 제치고 일본 수도권인 도쿄(東京)·요코하마(横浜) 지역이 기술혁신 클러스터 수위에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2011~15년 사이 공개된 기술 특허 95만 건을 분석한 결과, 발명자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할 때 도쿄·요코하마 벨트에서 약 10%에 가까운 9만4079건의 특허가 출원돼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또 다른 클러스터인 오사카(大阪)·고베(神戸)·교토(京都) 벨트와 나고야(名古屋) 클러스터가 세계 톱 10 권역에 포함돼 ‘기술 강국’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도쿄·요코하마, 전 세계 약 10% 특허 출원 #中 선전·홍콩도 실리콘밸리 제쳐…서울 4위 #국가별로 따지면 한국은 4곳이 톱 100위권 #대학보다 기업이 출원 많아…의료기술 두각

이외에도 이번 조사에선 동아시아의 클러스터들이 두각을 나타냈다고 FT는 전했다.
도쿄·요코하마 벨트에 이어 중국 선전(深圳)·홍콩 권역도 4만1218건의 특허를 내며 실리콘밸리를 제쳤다.
실리콘밸리는 3만4324건의 특허권 출원으로 3위에 올랐지만, 서울 권역(3만4200여 건)이 바짝 뒤를 쫓고 있다. 한국의 경우 대전 권역이 5500여 건으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유럽 내 클러스터들은 부진한 결과를 보였다.
프랑스 파리 권역이 10위(1만3500여 건), 독일 프랑크푸르트·만하임 벨트가 12위(1만1800여 건)에 올랐다.

# 세계 주요 클러스터 톱 10 (2011~15년, 특허 건수 기준)

순위

클러스터(국가)

특허 건수 (단위: 1000건)

1

도쿄·요코하마 (일본)

94.1

2

선전·홍콩 (중국)

41.2

3

실리콘밸리 (미국)

34.3

4

서울 (한국)

34.2

5

오사카·고베·교토 (일본)

23.5

6

샌디에이고 (미국)

16.9

7

베이징 (중국)

15.2

8

보스턴 (미국)

13.8

9

나고야 (일본)

13.5

10

파리 (프랑스)

13.5

 *자료: WIPO

세계 100위권 내 클러스터를 국가별로 집계한 결과 예상대로 미국이 32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독일(12곳)·일본(8곳)·중국(7곳)·프랑스(5곳)·한국·캐나다(각 4곳) 순이었다.
대부분 클러스터에서 대학보다 기업에 의한 특허 출원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 벨트에선 미쓰비시전기가, 심천 벨트는 이동통신기기 업체인 ZTE가, 실리콘밸리에선 구글이 가장 많은 특허 출원권자였다.
대학 중에서 특허를 많이 보유한 곳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등이었다.
공개된 특허 기술 가운데 가장 많은 분야는 의료기술로, 17곳의 클러스터에서 가장 많은 출원 건 수를 기록했다.
제약(15곳)·컴퓨터(12곳) 등의 기술 특허가 뒤를 이었다.
FT에 따르면 WIPO는 앞으로 이 같은 분석 방식을 개선하고 확대해 전 세계 기술 클러스터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