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학생기자] 한국축구 안정찾나?

중앙일보

입력

- 미드필더 압박 돋보여
- 포백수비는 더 가다듬어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늘 오후 카슨시티의 홈디포센터에서 열린 LA 갤럭시와의 평가전에서 이동국, 김두현, 이천수의 릴레이 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오늘 승리로 대표팀은 1989년 이후 LA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LA징크스’에서 벗어났고, 안정된 경기운영으로 월드컵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이동국을 중심으로, 이천수, 박주영을 스리톱으로 내세운 대표팀은, 초반부터 세밀한 패스를 이어나가며, LA 갤럭시를 세차게 압박했다. 특히, 조원희와 이천수의 오른쪽 라인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전반 21분 이동국이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첫 골을 터뜨렸다.

대표팀은 후반 초반, LA 갤럭시의 반격에 주춤하면서, 주도권을 뺐기는 듯 했다. 그러나 30분, 이동국의 헤딩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자, 김두현이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바로 2분 뒤, 이천수가 정경호의 롱패스를 정확히 트래핑 한 후, 침착하게 골로 연결하면서, 3:0 완승을 확정지었다.

오늘 승리는, 처음으로 시도한 ‘더블 보란치 시스템’의 효과가 잘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김남일과 이호 두 수비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기용하는 전술을 사용했고, 이는 미드필더에서의 강력한 압박을 가능하게 했다. ‘더블 보란치 시스템’은 한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아래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전술로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인 첼시가 대표적이다. 첼시는 마켈레레와 에시앙을 통해, 상대팀과의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김남일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수차례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면서, 2002년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음을 증명했다.

이러한 미드필더의 압박과 동시에 이동국, 이천수 등의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모습도 돋보였다. 그러나, 박주영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면서, 번번이 1:1 대결에서 볼을 빼앗겼고, 윙 포워드로서의 대표적인 덕목인,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편, 대표팀의 새로운 수비형태인 포백수비는 더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실점에 비교적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했으나, 골키퍼와 수비 사이의 공간을 자주 내주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특히, 공격수를 각각 대인 방어하는 스리백과는 달리, 지역방어에 가까운 포백에서는 수비수간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그 간격이 자꾸 좁아지면서 반대편 공간을 열어주는 등의 문제점도 나타났다.

대표팀은 12일 코스타리카, 16일 멕시코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이번 전지훈련을 마감한다.
(장원석 / 한국외대 철학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