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나대블츠’ 의미는? 조윤선ㆍ장시호 배지 보니…

중앙일보

입력

23일 첫 재판에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용 배지에 적힌 ‘나대블츠’ 라는 낱말이 관심을 모았다.

호송 때 공범과 격리 위해 붙여 #주요 혐의 앞글자 따서 만든 말 #박 전 대통령 가장 긴 네 글자 #서울구치소 수감자만 부여받아

 이 원형 배지는 아랫부분에는 수인번호 ‘503’이, 바로 윗부분에는 수감 중인 서울 구치소를 뜻하는 ‘서울(구)’ 가 적혔다. 그 바로 위에는 빨간색 글자로 ‘나대블츠’라고 쓰여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용배지. 상단에 '나대블츠'라는 빨간색 글씨가 적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용배지. 상단에 '나대블츠'라는 빨간색 글씨가 적혀 있다.

24일 교정당국에 따르면 ‘나대블츠’는 서울구치소 측이 수감자들을 수용하고 호송할 때 공범과 격리하기 위해서 임의로 붙인 기호다. 법무부 관계자는 “구속 기소된 피고들의 혐의 내용을 구분하고자 구치소 측에서 부여한 일종의 말줄임 부호”라고 설명했다.

복수의 서울구치소 관계자에 따르면 ‘나’는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들에게 붙는 글자다. ‘대’는 뇌물 등 대기업 사건을 의미하고, ‘블’은 ‘블랙리스트’ 사건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츠’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건에서 나왔다.

블랙리스트 지시 혐의를 받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나블’이었다.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나’)으로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자(‘블’) 라는 뜻이다.

조윤선 전 장관의 배지에는 빨간색으로 '나블' 이라고 쓰여있다.

조윤선 전 장관의 배지에는 빨간색으로 '나블' 이라고 쓰여있다.

여자는 붉은색 글씨로, 남자는 검은색으로 구분했다. 가장 혐의가 많은 박 전 대통령이 네 글자로 가장 길다.

장시호씨의 배지엔 빨간 글씨로 ‘나츠’(국정농단 공범 + 동계스포츠 관련)라고 적혀있었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배지는 검은색으로 ‘나대’였다.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의 배지에는 ‘나이’가 쓰여있는데 여기서 ‘이’는 이화여대 입학비리 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모두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중이다.

최순실씨는 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어 이 기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만약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다면 상당히 긴 기호를 가질 뻔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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