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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벨루치, 할리 베리…남심(男心) 사로잡은 제임스 본드의 '그녀들'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62년 첫번째 007 시리즈 '살인번호'에 본드걸로 출연한 우슬라 안드레스. [메일 온라인]

1962년 첫번째 007 시리즈 '살인번호'에 본드걸로 출연한 우슬라 안드레스. [메일 온라인]

007 시리즈에선 '본드걸'을 빠트릴 수 없다. ‘섹시함’과 ‘격투력’을 갖춘 이들은 제임스 본드의 단짝이자 든든한 지원군이다. ‘2대 제임스 본드’로 한 시대를 풍미한 영국 배우 로저 무어(89)의 최근 사망으로 역대 본드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슬라 안드레스(1962년)부터 레아 세이두(2015년)까지 20여 명 본드걸 활약 #유럽계부터 아시아계, 아프리카계 등 배경 다양

본드걸로 출연한 역대 배우는 20여 명이다. 첫 시리즈인 '살인번호'(1962년)부터 최신작인 '스펙터'(2015년)까지 총 24편의 시리즈에 출연했다. 배경도 각양각색이다. 초창기 본드걸은 영미·유럽계 여배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아시아계 배우도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고령'으로 본드걸에 데뷔한 배우도 있다. 지난 55년 간 본드걸의 변천사를 살펴봤다.

'원조 본드걸'은 스위스 배우 우슬라 안드레스(출연 당시 26세)다. 007 첫번째 시리즈인 '살인번호'에서 '허니 라이더' 역으로 출연해 '1대 제임스 본드' 숀 코너리와 호흡을 맞췄다. 극중에서 육감적인 몸매를 뽐내 큰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는 할리우드 배우 고(故) 제임스 딘의 연인이기도 했다.

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건 '미스 이탈리아' 출신 배우 다니엘라 비안키(당시 21세)다. 007 두 번째 시리즈 '위기일발'(63년)에서 본드걸 '타티야나 로마노바'를 연기했다. 이후 셜리 이톤('골드핑거'·64년), 클라우디안 아우거('썬더볼'·65년) 등 20~30대 북미·유럽계 여배우가 잇따라 본드걸로 합류했다.

중국 배우 양자경(오른쪽)이 출연한 007 '네버다이'(1997년작) 포스터.

중국 배우 양자경(오른쪽)이 출연한 007 '네버다이'(1997년작) 포스터.

아시아계 배우의 출연은 67년부터다. 다섯번째 시리즈인 '두번 산다'(67년)의 일본 배우 와카바야시 아키코, 열여덞 번째 시리즈 '네버다이'(97년)의 중국 배우 양자경 등이다. 특히 양자경은 화려한 쿵푸 실력 등으로 동서양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쉽게도 '한국인 본드걸'은 나오지 않았다. 2006년 '카지노로얄' 개봉을 앞두고 마틴 캠벨 감독이 "한국 여배우를 발탁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함께 방한한 다니엘 크레이그도 '친절한 금자씨(박찬욱 감독)'의 이영애를 호흡을 맞추고 싶은 '한국인 본드걸'로 꼽았지만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007 '어나더 데이'의 흑인 본드걸 할리 베리. [중앙DB]

007 '어나더 데이'의 흑인 본드걸 할리 베리. [중앙DB]

'첫 흑인 본드걸'은 여덟번째 시리즈 '죽느냐 사느냐'(73년)의 글로리아 핸드리다. 흑인 최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 베리도 본드걸로 활약했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어나더데이'(2002년)에 출연했다. 한국 군복을 입고 연기해 국내서 화제가 됐다.

톱스타 소피 마르소(앞 오른쪽), 데니스 리차드가 본드걸로 출연한 007 '언리미티드'(1999년작).

톱스타 소피 마르소(앞 오른쪽), 데니스 리차드가 본드걸로 출연한 007 '언리미티드'(1999년작).

톱 스타 두 명이 동시에 출연하기도 했다. 99년작인 '언리미티드'다. 프랑스 간판 미녀 소피 마르소, 미국 섹시 스타 데니스 리차드다. 특히 소피 마르소는 악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팜므파탈'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역대 최고령(50세) 본드걸로 '스펙터'(2015년)에 출연한 모니카 벨루치.

역대 최고령(50세) 본드걸로 '스펙터'(2015년)에 출연한 모니카 벨루치.

'젊은 신인급 배우'란 본드걸 캐스팅의 공식이 깨진 건 가장 최신작인 '스펙터'(2015년)다. 50세인 모니카 벨루치를 섭외하면서다. 상대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제임스 본드 역)보다 네 살이 많았다. 캐스팅 당시 "고령화 시대를 감안한 섭외"란 말이 나올 만큼 화제였다. 하지만 영화 개봉 이후 "역대 본드걸의 외모와 관능미에 뒤지지 않았다"는 호평이 나왔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역대 007 시리즈와 본드걸

제1편 : 살인 번호 (1962, Dr. No)
우슬라 안드레스

제2편 : 위기일발 (1963, Ian Fleming's "From Russia With Love")
다니엘라 비안치

제3편 : 골드핑거 (1964, Ian Fleming's Goldfinger)
셜리 이톤, 아너 블래크먼

제4편 : 썬더볼 (1965, Thunderball)
클라우디안 아우거

제5편 : 두번 산다 (1967, You only Live Twice)
아키코 와카바야시

제6편 여왕폐하 대작전(1969,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
다이아나 리그

제7편 :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1971, Diamonds Are Forever)
질 세인트 존

제8편 : 죽느냐 사느냐 (1973, Live and Let Die)
제인 시모어, 글로리아 핸드리

제9편 :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1974, The Man with the Golden Gun)
브릿 에클랜드

제10편 : 나를 사랑한 스파이 (1977, The Spy Who Loved Me)
바바라 바흐

제11편 : 문레이커 (1979, Moonraker)
로이스 차일스

제12편 : 유어 아이즈 온리 (1981, For Your Eyes only)
캐롤 부케

제13편 : 옥토퍼시 (1983, Octopussy)
모드 아담스

제14편 : 뷰 투 어 킬 (1985, A View to a Kill)
타냐 로버츠

제15편 : 리빙 데이라이트 (1987, The Living Daylights)
매리엄 다보

제16편 : 살인면허 (1989, License To Kill)
탈리사 소토

제17편 : 골든 아이 (1995, Goldeneye)
이자벨라 스코럽코

제18편 : 네버 다이 (1997, Tomorrow Never Dies)
양자경, 테리 해처

제19편 : 언리미티드 (1999, The World Is Not Enough)
소피 마르소, 데니스 리차드

제20편 : 어나더데이(2002, Die Another Day)
할리 베리

제21편 : 카지노로얄(2006, Casino Royale)
에바 그린

제22편 : 퀸텀 오브 솔러스(2008, Quantum of Solace)
올가 쿠릴렌코

제23편 : 스카이폴(2012, Skyfall)
베레니스 말로에

제24편: 스펙터(2015, Spectre)
레아 세이두, 모니카 벨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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