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두둥두둥~말발굽 소리, 장거리 투어에 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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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남자들은 할리데이비슨(이하 할리) 모터사이클을 보면 흥분할까. '두둥두둥' 굉음을 내는 배기음 때문일까, 아니면 독특한 진동 때문일까. 할리는 '개성 표출과 자유'라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다.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투어링 모터사이클의 대명사다. '다이나 슈퍼 글라이드 커스텀'을 처음 본 순간 강인함과 멋스러움에 반했다. 준중형차 엔진에 맞먹는 1450㏄짜리 트윈캠 엔진과 크롬 도금을 한 굵은 배기관의 조화는 할리만의 독특함이다. 104년 역사의 할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자산이 '디자인과 엔진 소리'라고 한다.

무게 291㎏의 덩치를 제대로 조절할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시트에 앉았다. 2종 소형 면허를 딴 보람이다. 시트 높이는 타고 내리기 편할 만큼 적당했다. 무게중심을 낮춤으로써 운전을 편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

스위치 하나로 간편하게 시동을 걸 수 있었다. 할리 고유의 카뷰레터 방식 대신 전자연료 분사장치가 장착된 엔진을 달았기 때문이다. 왼쪽 핸들에 달린 클러치 압력도 기존 제품보다 30%가량 줄여 조작하기 쉬웠다. 할리만의 독특한 굉음이 들려온다. 엇박자로 울리는 말발굽 소리다.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우이철 주임은 "할리는 고속경주용이 아니라 장거리 투어용이어서 시속 80㎞ 정도에서 가장 듣기 좋은 배기음과 진동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브레이크는 상당히 무겁게 작동한다. 시속 60㎞ 이상에서는 변속기(6단)를 적절히 사용해 엔진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한다. 오른발로 브레이크를 나눠 밟아주는 것도 요령이다. 코너에선 핸들을 돌리는 대신 속도를 줄이면서 좌우로 몸을 틀어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면 자연스럽게 회전한다. 코너를 돌아나간 즉시 가속하면 된다. 이 제품의 2006년형 가격은 1850만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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