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했던 문 대통령의 약식 취임식 "국민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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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취임선서식'을 치렀다. 20분간 치러진 약식 취임식이었다. 국민의례와 문 대통령의 취임선서, 또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광화문 시대 대통령이 돼 국민과 가까운 곳에 있겠다”는 요지의 취임사 낭독이 전부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에 국회 로텐더홀에 입장했다. 김정숙 여사와 함께였다. 문 대통령은 감색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 차림이었고, 김 여사는 흰색 정장을 입었다. 직전 일정인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환담때까지 달고 있던 노란색 세월호 배지가 이때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국민의례가 끝난 뒤 엄숙한 표정으로 연단에 나와 취임 선서를 시작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생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는 내용이다.

취임선서 후 잠시 자리에 앉았다 다시 일어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취임사를 읽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감사한다”로 시작된 취임사 낭독은 약 11분30초 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빈손으로 취임하고 빈손으로 퇴임하는 깨끗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시민이 되어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국민 여러분의 자랑으로 남겠다”고 다짐했다.

취임선서식엔 정세균 국회의장, 황교안 국무총리, 양승태 대법원장,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5부 요인과 국회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별다른 지정석이 없어 여야 의원들이 섞여 앉아 행사를 지켜봤다.  자리를 못 잡고 서 있는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형식도 간소했다. 예포 발사나 축하공연 등이 생략됐다. 무대도 별도의 장식없이 파란색과 붉은색이 섞인 배경에 흰글씨로 ‘제19대 대통령 취임’이라고만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취임선서식을 마친 뒤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취임선서식을 마친 뒤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취임선서식 직후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국회 본청 중앙계단으로 나가 시민에게 손을 흔들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국회의사당 안으로 모여든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문 대통령이 차량에 탑승하기 전에 휴대전화를 내밀어 문 대통령과 함께 ‘셀카’를 찍은 이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국회 정문을 빠져나간 후 선루프 밖으로 상반신을 드러내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시민들은 앞다퉈 휴대전화로 문 대통령의 모습을 찍었다. 시민에게 인사하는 데만 20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문 대통령은 앞서 오전 10시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추 대표 등 민주당 소속 의원 60여명이 함께 했다. 참배를 마친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이라고 적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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