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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스케치]출구조사 결과에 환호·탄식 엇갈린 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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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8시 대구역. 대합실 TV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결과를 본 일부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결과를 반겼지만, 한쪽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 정도로 뒤질 줄은 몰랐다" 짜증내고 #한쪽에선 박수치며 출구조사 결과 환영 #TK 엇갈린 반응…"아직 결과 지켜봐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주부 류모(62)씨는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류씨는 "막판에 보수 표가 집중돼 홍 후보가 역전승을 거둘 줄 알았는데 너무나 실망스럽다"며 "예상치도 못한 결과를 보니 짜증이 치민다"고 말했다.

옆 자리에 앉아 있던 김순흥(60)씨도 "어느 정도 문 후보가 유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지지한 후보가 앞서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반면 부산에서 온 김민우(23)씨는 "지지한 후보가 가장 높은 득표를 했다고 하니 기쁘지만 이 상황이 낯설다"며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부정부패 없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9일 오후 8시 대구 북구 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제19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9일 오후 8시 대구 북구 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제19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대구역 대합실 안에 반응이 엇갈렸던 것처럼 대구·경북 시·도민들도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대구시 동구에 사는 프리랜서 이모(45)씨는 "출구조사 결과를 보니 문 후보가 당선될 게 확실해 보인다. 예상한 결과"라고 했다.

대구시 달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종관(38)씨도 "예상한 결과다. 하지만 40%가 넘은 건 의외다. 보수정당이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라는 한 50대는 "자유한국당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을 줄 알았다. 나라가 걱정이다. 너무 진보적인 정책과 친북 정책이 쏟아질까 겁난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북지역 한 공무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앞서 대체로 예상은 했었는데 홍 후보는 예상보다 적게 나왔다"며 "문 후보 측 특보단장의 막말로 논란이 일면서 막판에 보수표가 홍 후보에 더 몰릴 것이라 예상했는데 아니었다"고 아쉬워했다.

대구시 수성구에 사는 주부 김민정(31)씨는 "출구조사를 보면 문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전 투표가 반영되지 않았고 출구조사가 언제나 맞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대구=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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