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딸 다혜씨 마지막 '광화문 유세'에 깜짝 등장…"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만들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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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딸 다혜씨가 8일 서울 광화문 유세에 등장했다.

"아빠 바라기 '문빠 1호' 아버지 딸 다혜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다혜씨는 "선거 전날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어버이날"이라며 "여태까지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데 오늘만큼은 아버지께 뭔가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선거팀에 부탁해 아빠 몰래 영상편지를 찍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문재인 후보 페이스북 캡처]

[사진 문재인 후보 페이스북 캡처]

현장에서 딸의 영상편지가 재생되고 있는데도 이를 모르고 있던 문 후보는 그제야 멈춰 서서 화면 속 딸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

다혜씨는 "혹시나 아버지가 다치실까, 힘드실까 매일 뒤에서 노심초사한다"며 "늘 걱정하는 제게 '진짜 괜찮은데?'라며 안심시켜주신다. 늘 이렇게 말없이 묵묵하게 무거운 책임을 다하시는 아버지를 무한히 존경하고 신뢰한다"고 말했다.

[사진 문재인 후보 페이스북 캡처]

[사진 문재인 후보 페이스북 캡처]

다혜씨는 이어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역경을 보면서 저 어렵고 힘든 길을 가지 마시길 바랬다"면서도 "하지만 5년 전 대선 직후 저는 후회했다. 문재인을 단지 제 아버지로서만 생각한 제 모습이 부끄럽고 죄송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아버지께서 대선 후보가 되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고 추켜세웠다.

다혜씨는 또 "제가 회사 그만두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가 됐을 때 아버지께 '이제 내가 아닌 단지 누군가의 엄마·아내라는 타이틀로 존재하게 될까 봐 두렵다, 사회에서 도태되는 기분이 든다'고 푸념한 적이 있다"며 "그때 아버지께서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직업은 바로 '엄마'라고, 가장 중요하고 큰일을 해내고 있는 네가 자랑스럽다고 제게 말했다"고 말했다. "그 한마디를 가슴에 새기며 엄마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살고 있다"고 덧붙인 다혜씨는 문 후보에게 "전업맘도, 워킹맘도, 아빠들도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만들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사진 문재인 후보 페이스북 캡처]

[사진 문재인 후보 페이스북 캡처]

[사진 문재인 후보 페이스북 캡처]

[사진 문재인 후보 페이스북 캡처]

영상편지 말미에서 다혜씨는 "저와 제 가족들은 스스로 엄격하라는 아버지 말씀을 따르겠다"며 "긴 선거운동 마무리하는 오늘 제가 아들 손 잡고 광화문광장에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아빠 사랑합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지지해주시는 국민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는 말과 함께 영상편지를 마친 다혜씨는 아들 서지안군과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지안군은 외할아버지인 문 후보 품에 안겨 함께 엄지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다혜씨가 전한 꽃다발을 든 문 후보는 딸의 등을 토닥이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부인 김정숙 여사도 무대에 올라와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이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본 문 후보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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