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사라진 곳에 등장한 쉐이크쉑 분당점…고객 반응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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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선·김은빈 기자.

채혜선·김은빈 기자.

'뉴욕 명물' 수제 햄버거로 불리는 쉐이크쉑이 5일 경기도 분당에 한국 4호점을 열었습니다. 쉐이크쉑 분당점이 들어서는 자리는 AK플라자 분당점 1층에 있습니다. 식품 브랜드는 보통 백화점 지하나 맨 꼭대기에 매장이 들어오곤 하는데요, 쉐이크쉑은 이런 관례를 깨고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가 있던 자리에 자리를 틀었습니다.

백화점 1층에는 일반적으로 명품 시계·화장품 브랜드들이 입점해있습니다. 이는 백화점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죠. 쉐이크쉑 분당점 앞엔 이탈리아 브랜드 프라다(PRADA)가 마주하고 있습니다.

AK플라자 중앙에서 쉐이크쉑 분당점을 바라본 모습. 채혜선·김은빈 기자.

AK플라자 중앙에서 쉐이크쉑 분당점을 바라본 모습. 채혜선·김은빈 기자.

개점 사흘째인 7일 오후 AK플라자 1층에 위치한 쉐이크쉑 분당점을 찾았습니다. 멀리서도 쉐이크쉑 매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긴 줄이 눈에 띄었습니다. 맞은편 프라다 매장을 등지고 쉐이크쉑을 바라보니 상당히 낯설고 신기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샤넬·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들이 있어야 할 것만 같은 백화점 1층에 먹거리가 들어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 광경이 생경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쉐이크쉑 분당점 매장 내부 모습. 채혜선·김은빈 기자.

쉐이크쉑 분당점 매장 내부 모습. 채혜선·김은빈 기자.

쉐이크쉑 분당점은 온라인에선 오픈 소식이 알려질 때부터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반면 '안 그래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유명 프랜차이즈가 들어서면 더 혼잡해지지 않을까' '햄버거 냄새가 다른 고객에 불편을 주진 않을까'와 같은 우려도 있었습니다. 또 명품 매장이 즐비한 곳에 식품 매장이 등장한 것은 뜬금없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대부분 쉐이크쉑이 백화점 길목에 위치한 게 딱히 불편할 건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AK플라자 바깥에서 바라본 쉐이크쉑 분당점. 채혜선·김은빈 기자.

AK플라자 바깥에서 바라본 쉐이크쉑 분당점. 채혜선·김은빈 기자.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40대 여성 A씨는 '쉐이크쉑이 백화점 1층에 위치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상관없다"며 "강남에 가지 않고도 쉐이크쉑을 먹을 수 있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20대 여성 B씨도 같은 질문에 "오히려 백화점 식품관이 1층에 자리 잡고 있어 왔다 갔다 하지 않아서 좋다"고 했습니다.

쉐이크쉑 내부에서 바라본 AK플라자 1층. 채혜선·김은빈 기자.

쉐이크쉑 내부에서 바라본 AK플라자 1층. 채혜선·김은빈 기자.

그러나 "쉐이크쉑이 굳이 백화점까지 들어선 이유는 모르겠다"고 답한 20대 여성 C씨도 있습니다. 미국 유학 경험이 있다고 밝힌 C씨는 "미국에서 쉐이크쉑은 푸드트럭이나 센트럴 파크와 같은 공원에서 먹는 친근한 이미지"라며 "한국에는 백화점 1층에 자리해 이질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50대 남성 D씨는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을 보니 되레 저렇게까지 기다려 먹어야 하냐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습니다.

쉐이크쉑 분당점 한줄 평. 채혜선·김은빈 기자.

쉐이크쉑 분당점 한줄 평. 채혜선·김은빈 기자.

채혜선·김은빈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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