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된 아들과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는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

중앙일보

입력

사흘째 이어지는 강릉·삼척 산불로 인해 피해를 본 시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화제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7일 새벽 강릉 지역의 한 맘카페에 ‘관음리 화재로 집이 다 타버렸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염치없이 이런 글 올리는 것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성산 관음리 화재로 집이 전부 타버렸습니다”고 운을 뗐다.  “전날(6일) 재난 알림 등이 없어 아무 생각 없이 집 안에 아들과 함께 있다가 불길이 번지면서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아들과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고 밝힌 글쓴이의 아들은 태어난 지 겨우 24일밖에 안 된 신생아였다.

6일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도로변 산림이 불에 타면서 화염과 짙은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 소방본부]

6일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도로변 산림이 불에 타면서 화염과 짙은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 소방본부]

다행히 아들의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급하게 쓸 신생아 용품이 전혀 없는 게 문제였다. 글쓴이는 “아들의 하나밖에 없는 옷을 버리지 않으려고 구호 물품에서 생리대를 꺼내 수유패드 대신 가슴에 대고 아기와 잠들려는데 자꾸 막막한 생각만 든다”며 불안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혹시 안 쓰시는 아이 옷이나 용품 등이 있다면 도움 주실 수 있으신지요?”라고 물으며 “당장 살 집이 없이 아이와 함께 헤쳐 나가야 할 상황이라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맘 카페 회원들은 글쓴이를 돕겠다며 손길을 내밀고 있다.

한편 오늘(8일) 새벽 가까스로 진화했던 강원 강릉 일대 산불이 재발화해 강릉 보광리와 관음리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형진 인턴기자 lee.h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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