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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잡는 게 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30호 19면

Devil’s Advocate

지난 4일(현지시간) 구글은 이탈리아에 세금 3억600만 유로(약 3800억원)를 납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이탈리아 검찰·조세당국의 강력한 조사에 구글이 일단 백기를 든 셈이다. 영국도 지난해 1월 구글로부터 1억3000만 파운드(약 1900억원)의 세금을 징수했다. 이른바 ‘구글세(稅)’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잇따라 구글세 징수에 나섰지만 한국은 여전히 예외다. 국내 소비자가 플레이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도 이익은 대부분 구글아일랜드 법인이 가져간다. 구글이 지적재산권·특허권 등의 사용료 명목으로 법인세율이 12.5%에 불과한 아일랜드로 넘기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구글코리아는 한국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 구글의 국내 매출은 연간 4조5000억원으로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은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애플·아마존 등도 즐겨 쓰는 절세 기법이라지만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구글의 창업 모토는 어디로 가버렸는지 궁금하다. 국세청이 이탈리아 검찰로부터 한 수 배울 때다.

[Devil’s Advocate] 악마의 대변인.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의 행적과 품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논리학이나 정치학에서는 논의의 활성화와 집단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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