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려던 남성 붙든 런던 시민들의 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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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남성을 길 가던 시민들이 2시간동안 붙들었다. [사진 Nigel Howord]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남성을 길 가던 시민들이 2시간동안 붙들었다. [사진 Nigel Howord]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남성을 길 가던 시민들이 2시간동안 붙들었다. [사진 Nigel Howord]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남성을 길 가던 시민들이 2시간동안 붙들었다. [사진 Nigel Howord]

런던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한 남자가 목숨을 건졌다. 지나가던 이들이 그가 떨어지지 않도록 팔로 끌어안고, 허리띠를 붙잡은 채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2시간 동안 버텨주었기 때문이다. 그들 중 이 남자와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낯선 이들이었다.

영국 일간 더선,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사건은 런던 북부 골더스 그린 근처에서 지난달 28일 오후 5시(현지시간)쯤 일어났다. 남자는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했다. 다리 위를 지나가던 이들은 그를 제지하기 위해 온 몸으로 껴안았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은 남자가 떨어지지 못하도록 난간에 끈으로 몸을 묶었다. 다리 아래에 몰려든 70여명의 군중은 현장을 기록하기 위해 스마트폰 카메라를 켰다.

런던의 한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남성을 길 가던 시민들이 2시간동안 붙들었다. [사진 Nigel Howord]

런던의 한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남성을 길 가던 시민들이 2시간동안 붙들었다. [사진 Nigel Howord]

일단 안전을 확보한 뒤, 소방대는 유압식 리프트를 올려 남성을 안전하게 끌어내린 후 구급차로 이송했다. 그동안 다리의 통행은 물론 다리 아래 도로의 통행도 제한되는 바람에 엄청난 퇴근길 혼잡이 빚어졌다.

목격자 나이젤 하워드는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다리 아래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정확하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깨닫지 못했다"면서 "대부분은 빨리 퇴근해 집에 가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런던의 한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남성을 길 가던 시민들이 2시간동안 붙들었다. [사진 Nigel Howord]

런던의 한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남성을 길 가던 시민들이 2시간동안 붙들었다. [사진 Nigel Howord]

경찰은 문제의 남성은 정신건강법에 따라 구금됐다고 밝혔다. 영국의 정신건강법에 따르면 긴급한 치료를 요하는 이들은 본인의 동의가 없어도 구금하거나 치료받게 할 수 있다.

목격자 나이젤 하워드가 찍은 이 사진은 SNS상에서 공유되며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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