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합참의장의 부친 참전했던 장진호 전투 기념비 제막식 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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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의 부친이 참전했던 장진호 전투의 기념비 제막식이 4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의 해병대박물관에서 열린다. 제막식엔 던포드 합참의장도 참석한다.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1일까지 미국 1해병사단 1만5000여명이 중공군 7개 사단 12만여명과 싸우며 포위를 뚫고 흥남으로 철수했던 전투다. 당시 미군 전사자가 4500여명이었다.

미군 15000명대 중공군 12만명 전투 #돌파 성공하며 흥남 철수 가능해져 #10만명 피난민엔 문재인 후보 부모도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이 전투에서 인해전술로 나선 중공군을 돌파한 미군은 흥남에 집결해 피난민 10만여명을 함정과 수송선 등에 태워 남쪽으로 내려 보내는 세계 전쟁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흥남 철수 작전에 나선다. 흥남 철수때 미군 수송선을 타고 거제도로 내려왔던 실향민 중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모도 있다. 문 후보는 그래서 거제도 출생이다. 문 후보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 도중 “부모님이 그때 그 배를 타지 않았다면 오늘의 문재인이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호 전투에 해병으로 참전했던 던포드 합참의장의 부친은 인천상륙작전, 낙동강 전투 등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세 전투를 모두 치뤘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던포드 합참의장의 집무실에는 액자가 2개 걸려 있는데 하나는 이오지마 전투고 다른 하나는 장진호 전투”라며 “부친과 전우 및 지휘관의 얼굴 사진도 함께 걸려 있다”고 귀띔했다.

장진호 전투 기념비의 모습. 기념비 위에는 '고토리의 별'을 형상화했다. 고토리의 별은 함남 장진호 인근 고토리에서 미군이 철수하려던 전날 밤에 떴다는 별로 장진호 전투의 상징이다.[국가보훈처 제공]

장진호 전투 기념비의 모습. 기념비 위에는 '고토리의 별'을 형상화했다. 고토리의 별은 함남 장진호 인근 고토리에서 미군이 철수하려던 전날 밤에 떴다는 별로 장진호 전투의 상징이다.[국가보훈처 제공]

  미국 내에선 장진호 전투가 초신(Chosin) 전투로 알려져 있다. 장진의 일본식 표기를 미군이 그대로 따라가면서다. 하지만 이번엔 기념비의 공식 명칭을 한국식 표기를 앞세운 ‘장진(초신) 호수 전투’로 정했다. 기념비 이름을 초신 전투로 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부가 대표단을 보내 설득했다고 한다. 보훈처 관계자는 “기념비 건립에 들어간 예산 60만 달러중 국가보훈처가 3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기념비 위에는 ‘고토리의 별’을 형상화했다. 고토리는 장진호 인근의 지명이다. 당시 미군이 포위를 뚫고 고토리를 빠져나오려던 전날 밤에 눈보라가 멈추며 갑자기 별이 떴던 일화로 인해 ‘고토리의 별’은 장진호 전투의 상징이 됐다. 제막식에는 스티브 옴스테드 예비역 중장 등 미군 참전용사들과 박승춘 보훈처장 등이 참석한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서울=강태화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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