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막후 득표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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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집권고지를 향해 각 정당은 치열한 홍보·조직전을 벌이는 한편 눈에 안 보이는 막후 득표와 폭로에 활용할 정보전·인물쟁탈전 등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민정당>
당원배가 등 표면적인 득표활동에 못지 않게 내부적으로 계층·연령·지역·단체·종교별로 노후보 후원지지조직을 육성하는데 전력을 쏟고있다.
『연고 있는 곳에 민정당 있다』는 식으로 학연·지연·혈연을 찾아 씨줄·날줄로 이를 엮어 조직망을 입체화시켜 노후보 지지분위기의 확산 및 세를 과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노후보지지세력이면서도 정당원이 되기를 꺼리거나 노출을 원치 않는 사람들을 묶어 야당의 바람을 막으면서 적절히 실전에 투입시킨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전국구의원·5천명의 중앙위원·국책평가위원 등을 츨신지·학교·직종별로 분류, 각종 사회단체· 이익단체· 종교단체· 기업체를 맡겨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특히 가장 유권자가 많은 수도권 지역대책으로 기업체에 파고드는 작전을 구사해 이미 상당한 기업체에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 교두보를 거점으로 3백∼5백명을 한 단위로 관리자가 선정되며 이들을 지지자로 연결시키기 위해 노태우후보의 편지·홍보물 등을 보내고 강연회를 가지며 야유회·친목회· 체육대회· 리셉션 등 각종 모임도 개최한다.
또 이들의 「참여 인센티브」를 높이기 위해 노후보가 모임에 참석, 「감사와 격려」의 시간을 가져 확실한 지지를 받아내곤 한다.
특히 노후보가 시간 나는 대로 참석자들과 1명씩 개별로 사진을 찍으면서 필승의 전위에 나설 것을 다짐하는데 현재 개별사진은 1만장정도, 함께 찍은 사람은 10만명에 달한다는 것.
민정당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내부조직을 서서히 노출시켜 세과시를 하고 있는데 「보통사람의 밤모임」「노선언지지 시민모임」 등과 「태림회」 등이 여기에 속한다. 태림회는 처음 노후보 동생이 중심이 됐다가 L의원에게 관리를 넘겼다는 후문이다.
당외조직 중 민정당이 일찍부터 크게 신경을 써온 청년조직은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자체평가인데 청년이념연구회·다산중앙회 외에 최근 청년지도자협의회를 결성했다.
이 들 조직망 중 민정당이 「득의의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지체장애자연합회로 설립단계부터 민정당이 깊숙이 관여했으며 회원 36만명 중 20만명에 해당하는 유권자로부터 몰 표가 쏟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고 자신하는 민주당은 세의 유지와 확대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데 득의의 작전이 인물영입이다.
이미 정승화전육참총장을 입당시켜 「군정종식」의 쟁점화에 성공했다고 믿는 민주당은 20일 다시 김상현씨를 받아들여 또 한번 기세를 올렸다.
민주당관계자들은 영입이 계속 있을 것이라며 『현정권의 뿌리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핵심인물도 있다』는 말도 흘린다.
그러나 누구를 교섭하고있는지는 김영삼후보만이 알뿐 측근조차도 감을 못 잡고 있다. 다만 전장관P씨, 예비역장성 K씨 등에 대한 교섭이 진행중이라는 소문이 돈다.
민주당측은 선거전의 형세가 드러나면 야권의 일부 후보조정도 추진해볼 눈치다. 군소당후보가 군정종식을 위해 김영삼후보에게 양보선언을 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일부에서는 『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면 형세가 뒤지는 1김의 향방에 유의해야 할 것』 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극적인 일은 12월에 있을 2차례의 서울유세 때 터뜨려질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와 함께 분위기 고조용으로 자잘한 수를 여러 건 비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비영입과 함께 폭로전도 주요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정승화씨를 서울 유세장이나 TV찬조연설에 출연시켜 12·12를 폭로케 하고 각종 권력형 부정사건의진상을 그때의 당사자 입을 통해 폭로케 하는 방안도 모색하는 눈치다.
이밖에 기독교계·지식층 등을 연고에 따라 묶는 작업, 구야인사와 호남연고자를 끌어들이는 작업도 활발하다.

<평민당>
분열의 부담과 정승화 바람 등으로 상대적 의미에서 약간 처져 있다고 자체 판단을 하고 있는 평민당은 두고 보라고 말한다. 결코 노출되지 않은 비조직이 가장 강한 곳이 평민당이라고 보통 말하고 있다. 지역별 사조직, 재야·근로자·학생층에 확보한 거점, 드러나지 않은 지식층 후원세력 등 바로 표로 연결시키는 보이지 않는 득표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평민당은 현재의 대결구조를 민정당과 민주당이 결탁하여 평민당 김후보를 협공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 구조를 깨는데서 비책을 찾으려 하고 있다.
따라서 『양김중 어느 목이 정부·여당의 보호를 받아왔느냐』는 관점을 발전시켜 민주당을 2·12총선 당시의 민한당지경으로 몰아가는 방향에서 갖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김대중후보를 지지하는 쪽이 주로 압박 받고 소외당한 계층이어서 피해의식 때문에 이들이 아직 입은 떼지 않으나 종반전에 접어들면 불이 붙여질 것으로 믿고 있다.
이와 함께 폭로성 유세도 주요 무기로 이용할 작정이다.
평민당측은 현정권의 깊숙한 곳에서 정보가 누설되고 있으며 이미 핵심적인 비자료를 움켜쥐고 있다고 결정적인 대형 폭로가능성을 넌지시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결정타는 역시 막판에 표를 끌어 모으는 「김대중선언」으로 보고있다.
71년 예비군폐지론 같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 넘는「그 무엇」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들이 무성하다.
이와 함께 민주당과 경쟁적으로 당외인사영입을 벌여 나갈듯 하다.
김후보가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 중에 예비역 4성강군이 있으며 멀지않아 여러분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정승화 쇼크를 상쇄할만한 인물모색에 애쓰고 있는 눈치다.

<공화당>
막판 뒤집기를 위해 조용히 밑으로 파고드는 두더지작전을 줄기차게 펴는 것이 공화당의 숨은 작전이다. 후발주자로서 조직과 자금에서 열세인데다 집요한 탄압과 방해를 받고 있는 만큼 공조직보다는 사선조직의 득표활동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김종필후보의 연고와 사선조직을 동원,△김후보의 문중인 가락종친회△부인 박영옥여사의 문중인 범박씨종친회△은행나무동우회 및 청지회, 민족중흥동지회 등 구공화당세력△새시대구국청년단△5·16민족상 및 운정장학회 장학생△동지회·나라사랑회 등「JP애호가」그룹△중앙정보부출신모임인 양지회(약 2천명)△육사 8기모임 △충청향지회·공주고동문회· 서울사대후원회 등 지·학연그룹△청무회·전무회 등 무술인 그룹(약5천명) 등 실로 다양한 조직을 통해 저변을 훑고있다.
공화당은 TV유세가 시작되면 폭로전도 구사할 생각이다.
TV프로에 자신감을 갖고있는 JP는 10·26부터 5·17에 이르는 현정권탄생기의 각종 비화를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TV연설에서 비화를 하나하나 폭로하면 현정권에 큰 타격을 줄뿐 아니라 자신의 정당성을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설득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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