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6시35분.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개인 이메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안희정 도지사님께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으로 충남 태안화동초 이주은(12)양이 보낸 메일이었다.
태안화동초 이주은양 안지사 개인 메일로 면담 요청 #'대통령에 다시 도전할 것이냐" 등 14개 질문 쏟아져
이양은 ‘모둠 숙제로 면담하기가 있는데 도지사님을 면담해보고 싶어서요. 바쁘시겠지만 시간을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부탁했다. ‘시간은 이번 주 안으로 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구체적인 시간도 명시했다.
안희정 지사는 일정을 확인한 뒤 이양에게 ‘헐… 이번주…. 비서실 일정담당 비서님이 연락드릴거에요. 전번 좀 알려주세요’라고 회신을 보냈다. 이후 비서실에서 이양과 일정을 조율했다.
안 지사와 이양의 면담은 이메일을 주고받은 뒤 9일 만인 지난 26일 성사됐다.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도지사 접견실에서 진행된 면담에는 이양을 비롯해 전혜성·윤소연·이윤하양 등 태안화동초 6학년 1반 4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모둠 숙제 주제에 따라 “도지사라는 직업이 궁금했다”고 배경을 설명한 학생들은 자료제작을 위해 동영상과 사진촬영을 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학생들은 안 지사에게 도지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정치인의 꿈을 갖게 된 계기, 도지사에 당선됐을 때의 기분, 보람과 아쉬운 점 등 14가지 질문을 쏟아냈다.
안 지사는 젊었을 때는 사회운동가가 되려고 했는데 정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정치인으로 살기 시작했다”며 “그러던 중 도지사 도전기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안 지사는 3농혁신과 양성평등, 인권행정을 꼽았다. 그는 아쉬운 점으로 “화력발전으로 미세먼지가 많다. 중앙정부 장관이 결정 권한을 가진 일들을 도지사로서 다 해결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답했다. ‘대통령에 다시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좋은 정치인이 되고 좋은 나라, 좋은 정부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면담을 마친 안 지사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사인이 담긴 저서를 선물하며 “책을 많이 읽고 운동을 많이 하라”고 당부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