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사진관] 인형 뽑기 달인을 보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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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한 대형 오락실. 4층 건물인 이곳은 3층까지 각종 게임기가 설치돼 있다. 전자오락, 다트, 사격 게임 등 각종 고전 게임기가 가득하다.
특히 1층은 개방된 공간 전체에 인형 뽑기 기계만 있었다. 친구, 혹은 애인과 함께 와서 인형을 뽑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인형 뽑기에 성공했는지 가끔 환호성이 들리기도 했다.
이 중에 한 남성이 게임기 사이로 지나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그의 손에는 인형을 가득 담은 비닐 봉지가 들려 있다. 한눈에 봐도 그는 인형 뽑기 달인이었다.

이 남성은 인형이 가득 든 봉투를 들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신인섭 기자

이 남성은 인형이 가득 든 봉투를 들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신인섭 기자

지난 2월 5일 대전의 한 인형 뽑기 방에서 2시간여 만에 200여 개 인형이 사라진 일이 있었다. 주인이 다음날 출근해 텅 빈 기계를 보고 절도혐의로 신고해 20대인 이씨 등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법학 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대전지방경찰청 법률자문단’이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면서 경찰은 이씨 등을 무혐의 처리했다. 집게를 이동시키는 것은 기술이며 이들도 1만원당 12차례 시도해 3∼8차례 성공했기에 조작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이 남성은 옆 기계에서 게임을 하던 커플을 위해 두 번만에 뽑기에 성공해 인형을 전해 주었다. 신인섭 기자

이 남성은 옆 기계에서 게임을 하던 커플을 위해 두 번만에 뽑기에 성공해 인형을 전해 주었다. 신인섭 기자

이 남성도 할 때마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인형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계를 선택하는 선구안이 있어 보였다. 옆 기계의 커플이 실패를 계속하자 두 번 만에 성공해 인형을 가지고 가게 도와주기도 했다. 세상에는 참 별난 달인도 많다. 사진·글=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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