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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건강, 지켜야 산다] ⑥근육 늘리면 대사증후군 위험 줄일 수 있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김선영 기자]

나이가 들면 괜히 기운이 빠지고 활력이 없어진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배는 점점 나오는데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체형의 변화도 생깁니다. 이는 ‘근육의 노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이번 여섯 번째 이야기는 노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근감소증’에 관한 것입니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을 만들고 태우는 공장 역할을 합니다. 세포를 움직이게 해 신체 활동을 원활히 유지하도록 돕는데요.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중요성은 점점 커집니다. 근육량이 줄고 근력이 떨어지면 쉽게 넘어집니다. 여기에 통증까지 생기면 활동 범위가 크게 줄거나 아예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합니다. 이때 근육이 빠른 속도로 노화하게 됩니다.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근육의 노화 현상을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근육량이 줄고 근육의 질이 나빠지는 '근감소증'이 미국 질병분류코드에 정식으로 등재됐습니다. 근감소증이 하나의 질병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노인에게 발생하는 가장 큰 신체 변화가 바로 근육량·근력의 감소입니다. 남자는 20대에 근육량이 정점을 찍습니다. 이후 해마다 1%씩 줄다 60~65세에 급격히 감소합니다. 여자는 조금 양상이 다른데요. 남자에 비해 전체 근육량이 적은 대신 폐경 전까지 비교적 잘 유지되는 게 특징입니다. 그러나 폐경 후 여성호르몬 감소와 함께 근육량이 현격히 줍니다.

특히 하체 근육은 성별에 상관없이 70대까지 10년마다 10~15%씩 줄고 그 이후부터는 25~40%씩 매우 빠르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현재 65세 이상 성인의 20~25%가 근감소증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근육량이나 근육의 기능이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줄거나 떨어질 때 근감소증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평상시 버스 한 정거장을 스스로 걷지 못하거나 침대에서 일어설 때 손을 짚어야 한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걷는 속도를 재보면 더 정확히 알 수 있는데요. 4m를 걷는데 4초 이상이 걸린다면 근육의 노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자료: 『100세 건강영양 가이드』(분당서울대병원) 

문제는 근감소증이 노인의 질병 발생과 사망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입니다. 근육량과 근력이 떨어지면 기초대사량부터 줄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근육이 빠져 팔다리는 가늘어지지만 복부에는 내장지방이 낍니다. 근육이 혈당과 혈압, 콜레스테롤 대사 조절의 완충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망가질 수 있습니다.

다음에 제시할 연구 결과를 보면 그 위험성을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65세 이상 한국인 565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대사증후군이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비만·동맥경화 등의 질환이 한꺼번에 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연구 결과 근감소증이면서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대사증후군을 동반할 가능성이 8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경향은 근육량 감소가 뚜렷한 남자에게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여자가 4.5배라면 남자는 12.2배였습니다.

사망률 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65세 이상 한국인 556명을 6년간 추적·관찰했더니 근감소증 남자는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6~8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근감소증은 아직 치료제가 없어 평소 근육 관리를 해야만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미각·후각 기능이 떨어져 입맛이 없어집니다. 오래 씹어야 하고 향이 강한 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데요.

고기는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소·돼지·닭·오리고기 등 종류에 상관없이 먹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살찐 사람이라면 닭가슴살처럼 되도록 지방이 덜 들어간 고기를 먹는 게 좋습니다.

단백질로 근육의 재료를 보충했다면 운동으로 근육의 덩치를 키워야 합니다. 아령 운동을 반복하면 근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령을 들다 자칫 다칠까 걱정된다면 고정식 자전거를 추천합니다. 저항을 준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면 허벅지가 탄탄해집니다.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섰다 하는 스쿼트 자세도 근력을 키우는 데 좋습니다. 올바른 자세로 하루에 10번씩 3차례 이상하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허벅지·엉덩이 근육과 함께 상체 근육도 키워주면 금상첨화입니다. 노젓기 운동은 상체를 비롯한 전신 근육을 단련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다만 관절염이 있는 환자는 근력 운동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운동하는 도중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급성기일 때는 뛰고 비트는 운동보다 자전거·수영·걷기와 유연성 운동을 함께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D는 근육량과 기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날씨가 따뜻한 봄철에는 야외활동하기 좋습니다. 햇빛을 자주 보면 근력 강화는 물론 뼈 건강을 지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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